피아니스트의 전설 감상 평론 - 인생의 작은 참고서와 같은 영화

소개글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을 감상한 후 한편의 평론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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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극중에서 1900은 자신과의 피아노 대결을 위해 찾아온 ‘재즈의 창시자’ 젤리 롤 모튼의 연주에 감동을 받은 나머지 눈물을 흘리고 마는 순수하고 진솔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그에게 나타나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진실한 모습은 어쩌면 세상에 단 한 번도 나가보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는 ‘버지니아 호’를 거쳐 가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통해 세상을 간접적으로만 경험한다. 그에게 배 밖의 삶이란 너무나도 두려운 일이다. 그가 어릴 적 아버지에게서 들어왔던 바깥세상이란 상어 떼가 득실거리는 무서운 곳일 뿐 이었다.
‘배 안에서 일생을 살아온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캐릭터 설정상 주인공의 성향은 자폐적이고 폐쇄적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다. 평생을 제한된 공간에서 갇혀 산다는 것은 매우 답답하고 힘든 일 일 테지만, 1900은 이런 답답하고 지겨운 일상에서 오로지 피아노 연주로 승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행복을 느낀다. ‘유한한 88개의 건반에서 무한한 음악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1900의 말에서는 운명론적인 그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배에서 내리느니 차라리 인생을 마감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1900의 신념은 매우 확고하다. 그는 적어도 자신이 살아가야 할 방식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이다. 두려움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그의 성향은 비판받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의 소신과 인생철학, 우선적 가치를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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