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나는 예술을 통해 스스로가 슬픔의 강이 되려는 무서운 집념과 무대가 자신을 삼켜버리지 못하도록 진실을 몸으로 견뎌내는 박운형의 투혼에서 「광화사」의 화공 솔거를 떠올렸다. ... 「광화사」에서 내부에 꿈틀거리고 있는 인간 본성의 광기가 끝내 화룡점정으로 일단락되듯, 「슬픔의 노래」에서는 박운형의 히스테리성 마비 현상으로 나타난다. ... 강 건너편의 빛에 도달하려는 박운형의 집요한 몸짓은 예술의 극치를 도달하기 위해 종내 하룻밤 몸을 섞은 여인마저 죽이고 마는 솔거의 악마성과 유사하다. 유미주의의 극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