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제25권 『장난감 도시』. 한국전쟁이 끝난 후 도시의 척박한 생태와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연작장편소설이다. 1955년 초등학교 4학년인 한 소년이 가족과 함께 고향을 떠나 도시의 판자촌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면서 겪는 경험과 그것을 통한 의식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우리 가족은 시골을 떠나 도시로 이사를 왔다. 어느 날 밤 순경이 난폭한 사내들을 몰고 와 삼촌을 찾다가 집 안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일이 있었던 후였다. 이사 온 날 나는 오렌지빛 물을 사 먹고 토해 냈으며 도시에서의 첫 저녁에도 속이 불편했다. 전학 후 나는 덩치 큰 녀석들에게 아무런 저항 없이 두들겨 맞았고 정직한 만큼 무능한 아버지는 한 달이 지나도록 생업을 찾지 못했다. 장사를 시작한 아버지의 벌이는 시원치 못하여 우리 가족은 늘 가난에 시달렸으며 나는 학교에서 불량한 녀석들에게 시달린다.
서평 : ‘장난감 도시’라는 유치해 보이는 제목은 딱딱한 책 제목들 사이에서 내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정작 이 책의 내용은 그리 가벼운 내용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읽어왔던 책들 가운데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를 짙게 풍기는 내용이었다.
주인공은 시골에 살았던 어린 시절, 부족함 없이 ‘면장감’이라는 소리도 들어가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도시에서의 삶은 그와 매우 달랐다. 잔뜩 부푼 기대감을 안고 온 도시는 오히려 주인공과 그 가족에게 가난의 고통을 느끼게 하였고, 주인공은 차가운 도시 속에서 돈을 벌기 위해 옥수수 가루를 받으러 다니는 등의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결국 가난은 주인고의 아버지가 장물을 나르는 일을 하게 만들었고 이 때문에 주인공의 아버지는 교도소에 갇히게 된다. 소년은 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버틴다. 하지만 주인공의 어머니가 세상을 뜨게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이 살아가는 이 사회를 원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