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것도 순수한 진리의 이미지를 골똘히 생각하면서”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사진에 관하여>는 명실상부한 수전 손택의 최고작이다. 손택이 약 4년에 걸쳐 <뉴욕타임스 서평>에 기고한 여섯 편의 에세이 - <사진>(1973년 10월 18일자), <프릭쇼>(1973년 11월 15일자), <미국을 찍기...
<사진에 관하여>는 수잔 손택이 약 4년에 걸쳐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던 여섯 편의 에세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한 번에 쉽게 술술 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가 느낀 결론은 사진이 현대 사회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그 중요성에 걸맞게 우리들 역시 사진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진은 꽤 많은 기능을 한다. 여타 다른 조각상이나 그림과 같은 모방물 보다는 우리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제와 훨씬 더 가까이, 순수하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사진은 무언가를 증명해준다. 카메라는 유죄 여부를 입증해 주는 기록을 남기는 데에 쓰이며 또한 반대로 해명을 하는 기록을 남기는 데에도 쓰인다. 요즈음 교수님들께서 과제물에 사진을 첨부하라는 것, 다시 말해 ‘인증샷’을 찍어오라는 것 역시 사진의 증명하는 기능에 의해서라고 할 수 있다.
손택은 사진이 등장함으로써 ‘바라보는 윤리’가 바뀌었다고 말을 했다. 사진은 무엇이 바라볼 가치가 있느냐, 우리에게 관찰할 권리가 있느냐를 바꿈과 동시에 그 범위를 넓히면서 사람들이 이 세계를 자신의 머릿속에 가두어 둘 수 있다고 생각하게끔 만들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전 손택에게 있어서 ‘사진 찍기’란 사진에 찍힌 대상을 전유한다는 것이고, 사진으로 인해 사람들은 세상을 마음껏 재단하고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녀는 이러한 기본적 특성 외에도 서로 모순되어 보이지만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성질들을 엮어서 사진의 특성을 더욱 심도 있게 풀어내고 있다. 먼저, 사진은 무언가를 객관적으로 증명한다고 믿어진다. 사진 속의 물체가 조작된 것이라 해도 그것의 ‘존재성’은 부정되지 않기 때문에 진실하고 매력적이며 영향력 있다는 평가를 등장과 함께 쉽게 획득하였다. 하지만, 인간인 사진작가는 사진을 찍을 때 그 자신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기에 사진은 객관적 포착이라기보다 현실의 주관적 해석이라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사진이 가지고 있는 오명 중 하나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찍어낸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진을 찍는 동작에만 집중하여 생기는 오해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선 사진을 찍는 작가, 카메라, 사진이 찍히는 피사체로 크게 3가지 요소가 있다. 앞의 비판은 카메라의 도구적 속성에만 집중하여 제시된 것이다. 사진이 맺히는 피사체의 우연성과 불확정성을 극대화한다면 일률적인 규범과 법칙을 타파한 포스트모더니즘적인 해답에 근접해질 수 있다. 이러한 측면만을 보더라도 사진은 고정적, 폐쇄적이라는 비판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발견하게 된다. 또한, 사진은 피사체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자신에 대한 그것이기도 하다. 이데올로기를 담지 않은, 정치적이지 않은 사진은 없다. 모든 필름은 저마다 작가의 의도와 감정을 담고 있는 산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은 단순한 동작을 통해 자신의 발상을 구현할 수 있는 대중적이고 민주적인 속성까지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에는 초기의 대립, 천적관계를 넘어서 회화는 새롭고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사진은 단순한 보고자라는 누명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예술의 형태를 차지하게 되었다.
한컴오피스
어도비 PDF
MS 워드
MS 엑셀
MS 파워포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