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 아옌데'의 소설 '영혼의 집'은 20세기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대표작 중 하나로, 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폭압적인 정권 아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가족과 개인의 운명이 역사와 정치적 상황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작가는 세 가족의 삶을 통해 권력에 의한 폭력과 억압, 그리고 이에 맞서는 인간의 회복력과 저항정신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작품 속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고뇌입니다.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억압적인 현실에 대응하지만, 그 과정에서 윤리적 딜레마와 도덕적 고민에 시달립니다. 이러한 인물 내면의 복잡성은 이 작품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은,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만큼은 아니더라도, 꽤나 긴 세월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다. 이 소설은, 그녀의 다른 작품, 예컨대 <세피아 빛 초상>처럼 모계의 세대가 이어지는 것 외에는 <백년 동안의 고독>에 비할 만큼 4세대의(증손녀와 증조모) 인물들이 다른 가계와의 관계로 얽혀 있다. 이러한 긴 이야기를 영화화한다는 것이 어쩌면 엄청나게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었는데, 어쨌든 93년 헐리우드에서 이 놀라운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들었다.
서사성이 약화되어가고 있는 지금의 소설과는 달리 영혼의 집은 서사성이 강한 작품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서술되는데 이는 보르헤스로부터 마르께스까지 이어지는 중남미 소설 특유의 전통을 살리려는 작가의 노력에 기인한 듯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소설이 가지는 장점은 하나의 줄거리를 뚜렷하게 가지고 전개되면서도 칠레의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밀도있게 그려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