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知)의 거인’이라 불리는 도쿄대생이 가장 사랑한 작가이자 200만 독자가 선택한 베스트셀러 작가 도야마 시게히코의 『지적 생활 습관』. 영문학을 비롯해 언어학, 수사학, 교육론, 저널리즘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본 최고의 이론가로 인정받고 있는 저자는 1923년생으로 95세가 넘은 지금도 지적 소양을...
1. 책을 읽게 된 동기
<지적 생활 습관>을 읽게 된 계기는 우연히 보게 된 문구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Naver)에 접속하자 보이는 문구 하나.
‘진정한 욜로(YOLO)족은 생활 방식부터 다르다?’
도대체 뭘까, 진정한 욜로란? 평소 욜로에 관심이 있던 나는, 호기심에 문구를 클릭했다.
요새 미디어에서 욜로가 자주 등장한다. 욜로란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이다.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란 뜻이다. 즉, 인생은 한 번뿐이니 즐기며 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도 현재를 즐기라는 말이다.
전 세계가 저성장 시대에 직면한 지금, 사람들은 의문을 가진다. 훗날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한 채 공부하고 일하라고 하는데, 과연 의미가 있나? 지금 열심히 일한다 해도 나중에 잘 먹고 잘 살 거라는 보장이 없는 시대 아닌가? 이러한 의문은 비단 우리 한국만 가진 게 아닌 듯싶다. 욜로라는 용어 자체가 영어인 점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문구를 클릭하고 들어온 포스트에선 말한다.
‘현재를 즐기기 위해, 회사를 나가고 방 전세금을 빼서 여행을 다녀온들 그 다음엔 무엇이 남는지?’
생각해볼 만하다. 대책 없는 유희는 긴장과 불안만 야기할 뿐이다. 이런 사례는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시험’만 봐도 알 수 있다. 누구나 학창시절에 겪었을 시험 기간. 이 기간에 현재를 즐기겠다며 공부도 안 하고 놀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눈에 뻔하다. 시험은 망치고 성적표를 집에 들고 가기 무서울 거다. 결국 욜로도 때를 가려서 써야 한다.
포스트에서도 비슷하게 답한다.
‘건강한 욜로는 소비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다. 정신적 행복을 추구하며 나답게 충실히 사는 거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게 쉬운 일인가. 말은 쉽지만 실천하긴 어려운 법이다.
포스트도 이를 아는지 얘기를 이어간다.
‘범람하는 광고와 SNS에서 나다운 하루를 사는 게 쉽지는 않다. 그래서 중심을 잡아줄 정신적 독립이 필요하다.
잊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적는다. 도대체 일기를 왜 써야 하는지 평생 질문해 온 나에게 이렇게 명쾌한 대답은 없었다. 램수면을 통해 선택적 망각이 일어난다니! 사실 ‘하루 세 줄, 마음정리법’이라는 책에서 비슷한 기술을 읽은 바 있다. 글로 적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하고 편안하게 잊을 수 있다면, 수업시간에 손 아프게 열심히 필기한 건 도대체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까.
이 책은 나이를 먹으면서 더욱 필요해진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비로소 실천할 의욕이 생길 것 같다고 할까. 도야마 시게히코 자신의 노년 생활을 자세히 보여주며, 따라오라는 식이다. 그러나 노년이 아니라 초등학생의 일과를 엿보는 기분이다. 아주 솔직하고 순수한 체험담은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만든다.
도서관은 저자에게 훌륭한 안식처다. 나에게도 도서관과 책방은 안식처이며 놀이터다. 저자는 집안의 음식냄새로부터 벗어나는 그 자체로도 훌륭하다고 한다. 엄청 많은 책을 저술한 그에게는 집필의 장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