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 `제3회 이상문학상 선정이유서`에서 오정희의 `저녁의 게임`은 권위주의를 싫어하면서도 철저히 붙들려 있는 소설 풍토에서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그것은 인간과 생활을 관찰한다는 것의 중요성이다. 생활에 정직한 작가는 언제나 진솔한 공감을 준다. 주장하지 않고 설교하지 않고 삶을 보여 준다는 것...
이 작품이 말하고 있는 ‘저녁의 게임’이란 늙은 아버지와 나이 들어가는 딸이 하루저녁동안 하는 화투놀이를 말한다. 잘못 풀어내면 속되기 쉬운 ‘화투놀음’이라는 이야기를 하여 이상 문학상까지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작품은 오락의 의도로만 진행되는 도박의 의미로서의 게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소해 보이는 일상의 뒤에 숨어있던 어두운 과거, 그리고 그 힘든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 쳐 보지만 다시 좌절하는 화자의 반복되는 상황을 게임에 빗대어 보여준다. 이와 같이 화자가 처한 상황을 매일 계속되는 ‘저녁의 게임’으로 인해 닳고 닳은 화투장에 비유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또는 부녀간에 화투를 치면서 중간 중간 화자는 과거의 사건들을 기억하기 시작한다. 그 기억들은 거의 소리에 의해 떠오르게 되는데 휘파람 소리, 오빠의 녹음 목소리, 이층 아기엄마의 자장가 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보면 교차되는 현실과 과거의 구조에서 상당히 복잡한 시간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은 삶을 오롯이 담아내는 문학 장르다. 시나 희곡도 그러하지만 소설의 경우는 구체성과 서사의 흐름을 상대적으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더욱 직접적이며 표현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소설 작품의 중심이 된다고 할 수 있는 ‘사건’은 시간적, 공간적 배경으로부터 떨어질 수 없다. 사건과 갈등의 전개는 시간의 전개와 같이 흐른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그렇기에 소설 속의 시간구조를 파악하는 일은 플롯의 짜임과도 연관되며 작가의 메시지와 의도를 찾아내는 것과도 관련이 깊다. 결국 독자가 작품을 읽으면서 그 안에서의 시간 구조를 파악하는 일은 작품 전체를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 구조 이외에도 화법을 비롯하여 작가가 설정해놓은 소설적 장치들은 주제와 관련이 깊다. 본론에서 분석해 볼 오정희 작가의 『저녁의 게임』은 그런 점에서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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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리포트]오정희 - 「저녁의 게임」 작품 분석 레포트](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18/03/03/data20480107-000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