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오스트레일리아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빛나는 상상력의 소유자’로 거론되는 리처드 플래너건, 그가 오랜 세월 작품의 완성도에 온 심혈을 기울인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수정같이 군더더기 하나 없는 서사시이자 진정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참전 국가의 군인들의 이야기, 태평양 전쟁에 참여했던 오스트레일리아 군인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품의 줄거리가 진행된다. 나는 이 작품에서 제일 중심이 되는 소재는 전쟁이라고 느꼈다. 정확히 말하면 전쟁으로 말미암아 주인공 도리고 에번스와 다른 수많은 포로들이 겪어야만 했던 끔찍한 강제 노동 생활이 작품의 중심이 된다고 느꼈다. 그 포로 생활로 말미암아 도리고 에번스는 오랫동안 귀향하지 못했고 그 사이에 에이미와 서로의 죽음을 오해했으며 수많은 다른 군인들이 강제 노동 생활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아주 훌륭한 소설이었다. 나는 이 상이 무슨 상을 받았든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독자의 눈으로만 작품의 내용과 분위기, 스토리를 파악하고 싶었다. 여러모로 이 작품은 훌륭한 작품이었다. 고전의 자격을 갖춘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도, 먼 훗날이 되어도 많은 독자들이 이 작품을 감명 깊게 읽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쟁과 사랑, 후회와 인생, 고통과 기억이라는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감할 수 있는 그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작품에서 감동을 느꼈고 재미를 느꼈다. 이렇게 강력하게 독자들의 정신을 흡수하면서 인생과 세상살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작품은 만나기가 어렵다.
일단 나는 이 작품이 크게 세 가지 테마. 세 가지 주제가 있다고 느꼈다. 하나는 도리고 에번스가 만난 일생의 사랑. 에이미와의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일명 ‘라인’에서 겪어야만 했던 참담한 상황들.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면서 정말 엄청난 고통을 겪으며 ‘살아남기’만을 바라야 했던 극한의 상황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