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8세 소녀 세실이 세상에 조금씩 눈 떠 가는 과정과 그 속에서 느끼는 방황과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낸 성장소설. 파리 사교계를 전전하는 홀아비 아버지가 있는 세실은 여러 남자와 술, 담배를 벗삼아 지내는 불량 소녀. 하지만 부녀는 서로의 삶을 인정하며 명랑한 생활을 계속하고, 그러던 중 죽은 어머니의...
200페이지 가량의 짧은 프랑스 소설. 사강은 이 소설을 18살에 쓰며 작가로 데뷔를 했다고 한다. 사랑의 전형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대로 드러낸 소설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드러냈느냐? 진정한 사랑은, 오직 다른 감정을 제외한 생 날 것의 사랑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 한 남자를 정말 사랑한다고도 느꼈다가도 나중에 돌아봤을 땐 또 그게 사랑이 아니라고 단지 쾌락이었다고 말하는(주인공 세실의 시선에서) 사랑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다.
보통 성숙한 사랑이라고 함은, 그 사랑자체의 타오르는 불타는 감정보다는 항상 내가 기댈 수 있고 나와 함께할 사람이라는 사실에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한 상태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단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신뢰 또는 우정이라는 단어로 변모할 수 있지 않는가?
“너는 너밖에 몰라.” 고등학교 때 친구가 나에게 한 말이었다. 나는 친구에게 그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친구는 “넌 어떻게 그렇게 잘 그려?”라고 물어봤고 나는 다음과 같은 대답을 했다. “이게 왜 안돼?” 그때 당시에는 정말로 단순히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대답은 친구에게 큰 상처를 주는 말이었다. 나에게는 또래보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게 쉽게 되는 것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사람마다 갖고있는 재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이를 생각하지 못했다. 친구가 나와 다른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되는데 친구는 당연히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 나는 나밖에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슬픔이여 안녕>의 주인공인 세실과 안 또한 그랬다. 안은 세실과 그녀의 아버지 레몽의 가볍고 자유로운 삶에 대한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했다.
슬픔이란 감정에 과연 안녕이라 인사할 수 있을까?
작가는 제목을 통해 멜랑꼴리함, 아련함, 우울함에 대한 안녕을 고한다. 그 안녕이란 말은 굿바이(good bye)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헬로(hello)라는 의미일지 아리송하다. 저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던 그 시절, 그 감정, 그 기억 혹은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기억 모두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의미인 것인지, 아니면 불쑥 불쑥 들이쳐오는 그 감정을 다시 만나서 건네는 말인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 감정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며 시작한다. 바로 이 소설의 첫 문장처럼 말이다.
인생에서 결핍은 개인에게는 수용하거나 극복해야 할 고난이다. 그것이 처음부터 존재했다면 결핍을 수긍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하겠지만 자의식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결핍을 경험하게 되면 예민한 감수성 때문에 실제보다 더 큰 시련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성급한 성인들은 타인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성장기 동안 부모가 존재했는지, 존재했다면 얼마나 가정적 이었는지를 삼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주인공 세실은 부유하고 방종에 가까운 자유를 누리는 아버지 레이몬드 밑에서 청소년기에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를 누리는 삶을 살고 있었다. 세실은 어머니도 어린 나이에 여의었기 때문에 어머니의 결핍으로부터 오는 구김살도 없다. 세실과 레이몬드는 본능에 몸을 맡긴 쾌락적 삶을 사는 데 능숙하다. 미성년자 세실에게 숙취는 당연한 일상의 일부이기도 할 정도이다. 레이몬드 역시 나이만 많을 뿐 세실과 동류의 삶을 살고 있다.
슬픔이여 안녕 - 프랑수아즈 사강 찐 서평, 독후감!![[A+ 독후감] 타인을 이해하는 것의 어려움과 중요성에 대하여](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22/12/27/data27581162-0001.jpg)
[A+ 독후감] 타인을 이해하는 것의 어려움과 중요성에 대하여![[독후감] 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_나의 철 없던 어린 시절](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21/07/04/data26200084-0001.jpg)
![[독후감] 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저)](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20/04/06/data24191113-00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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