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일본 독자들이 『3평 집도 괜찮아!』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보다 집에 대한 선택지를 넓혔다는 점이다. 흔히 ‘집’은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파트’ 아니면 ‘단독주택’. ‘사거나 빌리거나’. 그러나 집은 살 수도 있지만 직접 지을 수도 있다. 3평, 혹은 6평, 아주 작은 집, 이동할 수 있는 집 등...
서울을 기준으로 보자면 나는 시골에 산다. 남부의 조그만 지방. 서울에서는 차로 4시간도 넘게 걸리는 인구 5만도 채 되지 않는 작은 마을. 팍팍한 서울 생활에 찌든 사람들에게 여유롭고 한적한 시골생활이 부러움의 대상이 될지 모르겠다. 나 역시 서울에서 7년 정도를 살았었고, 고향으로 돌아와 10년을 넘게 살고 있지만, 글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눈뜨고 출근해서 퇴근하고 잠들 때까지 흙을 밟을 일은 없다. 지금은 주택에 살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는 아파트에 살아서 도시의 삶과 이질감이 전혀 없는 생활을 했었다. 시골에 살면서도 시골을 꿈꾸며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프로를 즐겨보기도 했고, 주말이면 캠핑 장비를 차에 싣고 자연을 만끽하러 돌아다니기도 했다. 분명 도시에 비해 차도, 사람도 확연히 적다. 고층빌딩도, 지하철 소음도, 매연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겉으로 보는 모습은 한없이 한적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내가 느끼지 못하는 한적함과 여유로움은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