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리 응시, 시험 문제의 유출 등 과거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조선의 출셋길, 장원급제』는 과거 제도의 이모저모를 묘사함으로써 조선시대의 역사를 다룬다. 우리에게 친숙한 신숙주, 이이, 정철, 김옥균 등 조선사를 호령한 다양한 인물들이 '과거'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분석된다.
조선시대는 양반들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였다. 양반 중에서도 무반보다는 문반이 좌지우지하는 세상이었다. 따라서 출세하기 위해선 반드시 한문을 알아야하고 한문을 깨친 뒤에는 과거에 급제해야 비로소 출세가 완성되었다.
조선시대에 선비로 태어나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폐인이 됨을 의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평생을 과거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났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돈과 권력이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없는 것처럼 조선시대에도 급제자는 주로 문벌과 권력가문에서 많이 나왔다. 요즘 서울대합격생이 주로 강남권에서 나오는 것과 아주 판박이다.
3년마다 치러지는 정기 과저시험에 33명 정도를 뽑는데 무려 3만여 명이 응시해 1,0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떤 이는 엄중한 금기를 깨고 불공을 드리기도 하고 과거 시험만 보게 해준다면 개구멍이라도 지나가겠다고 통사정을 하는가 하면 신문고를 두드리는 이까지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