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은 서로를 끊임없이 죽이면서 살도록 설계되었다!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 김언수의 신작 장편소설『설계자들』. 누군가의 죽음을 의뢰받아 전체적인 구성을 짜는 설계자들과 그들로부터 돈을 받고 이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암살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역사를 뒤흔든 암살 사건의 뒤에는...
김언수의 "설계자들"은 범죄 조직의 세계를 배경으로, 치밀하게 설계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범죄와 도덕, 운명과 자유의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살인 청부업자 R"은 범죄 조직의 설계자로, 치밀하게 계산된 계획 아래 목표물을 제거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는 뛰어난 실력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조직 내에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지만, 그의 삶은 언제나 치명적인 위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R은 자신의 삶이 철저히 계획된 것임을 알고 있으며, 그 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그의 일상은 목표물을 추적하고 제거하는 일로 가득 차 있으며, 그는 철저히 설계된 계획에 따라 움직입니다.
돈을 받고 사람을 죽여주는 암살자들의 세계. 그 세계의 상층부에 사람이 죽어도 전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판을 짜주는 설계자들이 있다. 주인공 래생은 한 사건에서 설계자가 짠 판을 사소하게 삐껴나 살인을 했다가 오히려 암살자들의 표적이 된다. 소설은 이후 래생이 한 설계자와 힘을 합쳐 암살자들과 설계자, 트래커(추격자, 탐색자)들의 세계인 '푸주'를 무너뜨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사도 독특하고, 등장인물들 모두 입체적이었던 데다, 누가 래생의 뒤통수를 치려는 건지 알 수 없는 전개와 반전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 환대에 대하여
래생은 멀리서 노인에게 총을 겨누며, 노인이 화분에 물을 주고, 개에게 공을 던져주는 등의 지켜본다. 래생은 날이 저물자, 내일 총을 쏘기로 하고는 침낭에 들어가 잔다. 그러다 발소리를 듣고 침낭 밖으로 나와, 노인과 검은 개를 본다. 래생은 사냥꾼이라고 하고, 노인의 자신의 집에 가 머물 것을 권한다. 래생은 노인의 집에 가고, 홍차와 위스키를 마신다. 노인은 돼지고기와 감자를 구워주며, 자신의 할아버지가 고래잡이였다는 사실을 얘기한다. 노인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향유고래를 잡다가 바다에 빠졌었고, 향유고래가 할아버지를 구해줬다고 한다. 그후 작살을 꽂은 채 사라지고, 몇십년 후 다시 만났다는 이야기를 한다. 래생은 잠이 든다. 다음날 노인은 아침을 해주고, 래생은 먹고 다시 침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노인을 향해 총을 겨누다가, 방아쇠를 당긴다.
● 아킬레우스의 뒤꿈치
래생은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어, 수녀원에서 키워진다. 그러다 4살 때 너구리 영감의 도서관으로 왔다. 그 후 스스로 글을 깨우쳐 책을 읽다가 혼이 난다. 너구리 영감은 책을 읽으면 부끄럽고, 두려운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협박한다. 너구리 영감은 그럼에도 책을 읽을 건지 묻고, 래생은 책을 읽겠다고 한다. 래생은 <호머 이야기>를 마저 읽고 아킬레우스가 죽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 털보네 애완동물 화장장
래생은 털보네 화장장에 노인과 개의 시체를 가져간다. 털보네 화장장은 동물들의 시체를 태우는 곳인데, 밤에만 몰래 사람의 시체를 태운다. 노인은 장군이었던 사람으로, 전에 너구리 영감의 도서관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래생은 시체가 태워지는 걸 구경한다. 털보는 먹고살기 힘들다며 투덜댄다. 털보는 전에 태운 김 사장의 몸에 사리가 나왔다며, 스님이 팔라고 했단 얘기를 한다. 래생의 오랜 친구였던 추도 여기서 태웠었는데,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킬러였다. 그는 콜걸 한 명을 살려줘, 명단에 올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