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기사를 쓴 이종필 박사는 “돈을 보내주신 분들의 사연을 읽어보면 모두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슬픈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 돈은 처음부터 내 돈이 아니었다, 훗날 ‘노무현 기념사업회’ 같은 게 생기면 그쪽으로 전달하고 싶다”며 전액 사회에 환원할 것을 밝혔다. 그가 최근 펴낸 『대통령을 위한...
먼저 정치 분야에서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담겨있고 정치에 대해서 과학의 원리를 적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정치 분야 말고도 문화, 사회, 인간 분야에서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용된 과학적 지식을 설명하고 틀린 부분을 비판하며 경제, 외교 같은 부분에도 적용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암흑물질은 물질임은 분명하지만 빛을 내지 않아 형태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라고 책에서 설명한다. 암흑에너지로 인해 우주가 가속 팽창한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이 가속 팽창에 대해 ‘왜 지금?’이라는 의문을 가지지만 답은 없다고 설명한다.
이런 일련의 사실들이 과학을 계속 연구해나갈 수 있는 동기를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잠시 들어서 인상 깊었다. 뒤편에서 미국의 경제를 암흑물질이라 표현한 것도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에 숨어있던 물리와 관련된 법칙을 찾아 설명해준다.
책은 제목이 나를 이끌었다. ‘대통령을 위한 과학에세이’라는 제목은 내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대통령’과 ‘과학’은 과연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또 어떤 방식으로 과학과 대통령을 연결 지어 이야기를 풀어낼 것인가라는 궁금증이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계기가 되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특히 자발적 선택이 아닌 지금처럼 과제 제출용의 경우 저자의 에필로그 부분은 생략하고 본론부터 읽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윗 문단에 언급했던 것과 같이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저자의 의도를 알고 싶었고, 또 문과 출신으로서 과학 관련 주제는 생소하기 때문에 집필 목적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에필로그부터 차근차근 읽어 보았다. 저자는 물리학을 전공한 연구원이지만 우리가 소위 생각하는 ‘전형적인 이과출신’은 아닌 것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한국 교육이 나에게 가져다 준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이과 학생들은 문과 학생들에 비해 감성보다는 이성을 주로 활용하고, 답이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는 문제에 대해 굉장히 어려움을 느낀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과학 서적은 오랜만이다. 중‧고등학생땐 도서관에서 ‘과학 동아’라는 잡지를 자주 챙겨볼 정도로 과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분야와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읽어보는 과학 분야의 책이 유난히 내겐 반가웠다.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여러 책을 찾아 살펴보던 중,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라는 책 내용에 문과, 이과 구분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띄었다. 얼마 전 이에 대해 중학교 동창들과 식사자리에서 열띠게 토론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고등학교에 문과, 이과 구분이 과연 필요 한가’에 대해 우리는 50대 50 비율로 ‘필요하다, 필요치 않다’ 의견이 나누어졌는데, 그때 당시 나는 문과, 이과 구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 이유는 굳이 본인이 관심 없는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할 필요가 없이 원하는 것만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소위 이과출신으로 고등학교 때까지도 역사와 사회, 인문학에 관심이 없었다.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대통령에게는 굳이 과학적 지식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왜 대통령에게 과학을 소개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이 책의 1장을 읽자 왜 과학을 대통령에게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에서 과학을 말하고자 아니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하는 대상인 대통령이 대통령 한 명이 아니라 ‘최소한의 합리성조차 갖추지 못한 대한민국의 정치·사회에 책임이 있는 이들’을 통칭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우리 사회가 겉으로 아무리 큰 경제적인 발전을 하더라도 ‘가장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서의 과학’이 우리 사회에 체화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과학적 전통이 부재된 우리 사회에서 이성적인 사고방식이 하루빨리 정착되어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