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의 삶과 존재에 대한 치열한 반성!현대인의 존재론적 불안을 예리하게 그려내는 작가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소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남미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물로 가예고스 상’ 수상작으로 탐정소설과 철학 에세이라는 두 장르의 기법에 바탕을 두고 구성된 소설이다. 사랑과 죽음에...
제목만 보고 스페인 내전 이야기겠거니 싶어 선택한 책이었다. 그런데 웬걸. 주인공이 남편이 출장 간 여자의 집에 초대되어 같이 하룻밤을 보내는 상황에서 시작하는 게 아닌가. 예상과는 달리 초반부터 자극적인 설정에 조금 두껍긴 해도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 내 안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인공은 끊임없이 사색하고, 끊임없이 성찰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조금 난감했다. 내가 그의 생각을 미처 다 따라가지도 못했는데, 이 책에 관한 한 편의 글을 써야 한다는 게 막막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치면 뭐라도 나올까 싶어 검색을 해보기도 했지만, 작가가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될 정도로 유능하고 유명하다는 것과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간단한 감상평 외에 별다른 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막막해졌다. 인간의 실존을 치밀하게 다뤘다는 등 출판사의 화려한 서평 앞에서 작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가 주로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든, 내가 이해한대로, 내게 와 닿았던 것을 중심으로 글을 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