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민목회 중인 김영봉 목사의 『숨어 계신 하나님』. 2007년 개봉되어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사랑과 관심을 누린 영화 <밀양>을 통해 용서와 사랑, 그리고 구원에 대해 기독교적으로 성찰하고 있다.
그외 믿음, 고난, 체험, 전도, 인생 등의 주제를 성찰함으로써 우리의 아픈 초상을 되새기고 있다....
1. 시작하며
처음에 ‘밀양’이라는 영화를 보는 게 두려웠다. 이미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기독교의 민낯을 보았다며, 한결같이 입을 모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기독교인들도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머뭇거렸다. 그래서 나도 입을 다물었다. 아니 아예 영화를 보지도 못했다. ‘내가 가진 신앙이 잘못됐다고, 그래서 내가 가진 신앙이 흔들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다. ‘한국 개신교가 가진 민낯을 보고 싶지 않아서’도 아니다. 굳이 설명하라면, 두려움이었다. 영화를 보고서 대답할 말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다. 점점 더 부끄러운 일들이 드러났다가 잠잠해지고, 또 나타나는 일들이 그동안에도 몇 번이나 있었다. 그러던 중 만난 책이 이 책이다. 이 책의 저자도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이렇게 괴롭힘을 당해 보긴 처음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제가 의도하는 바는 영화 밀양에 비추어진 기독교인들의 초상에 대해 깊이 반성해 보자는 것입니다. … 우리가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자신을 잘 성찰하고 그 깨달음을 겸손히 수용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나은 모습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말에 동의한다. 달리다가 넘어져 무릎에 생체기가 생겼다면, 아프더라도 그곳을 주시하고, 치료의 과정을 묵묵히 견뎌야 한다. 그런 의미로 밀양을 보게 되었고,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모쪼록 ‘오늘날 우리의 슬픈 초상을 회피하지 말자’하고 말이다.
2. 영화 ‘밀양’의 줄거리
30대 초반의 여성 신애는 유치원생 아들 준을 데리고 죽은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간다. 밀양에 거의 다다라 차가 고장 나자 정비사를 부르게 되는데, 그때 처음 노총각 종찬을 만나게 된다. 종찬은 이후로 신애를 짝사랑하게 된다.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며 새 삶을 시작하던 신애에게 아들 준이 유괴되어 살해당하는 청천벽력(靑天霹靂)같은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