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운동가인 저자가 현대 페미니즘의 쟁점을 쉽고 명쾌하게 집필한 대중적 페미니즘 입문서. 페미니스트 정치학, 자매애, 여성의 몸, 페미니스트 계급투쟁, 전지구적 페미니즘, 인종과 젠더, 페미니스트 남성성, 페미니스트 성 정치, 페미니즘과 영성, 미래의 전망 등 다양한 쟁점들을...
서평을 쓴다는 것은 어렵다. 책과 책에서 독자가 얻어낸 것을 곱씹는 행위라 할 수 있는 서평은 쓰는 이에게 있어서 굉장히 특별한 일일 것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일지라도 감흥 없이 읽은 책의 서평은 그 서평을 읽는 사람들에게 뭔가 느낌을 전달하기 힘들다. 필자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 더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느낌을 비롯하여 특히 남성들과의 소통장애를 말끔히 해결해 줄 수 있을 묘한 매력을 얻게 되었다.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제도, 가부장제”에 대해 필자는 일방통행 식의 피해자는 없다고 생각했다. ‘남성이 여성을 지배한다고 하여 그것이 가부장제의 특성상 피해자는 여성이고 가해자는 남성이다’라는 고리타분한 생각은 흔히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말하고 있다. 물론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식의 가부장제도의 의식은 아주 바닥부터 잠재되어 있지만 남성도 일종의 가부장제의 피해자가 아닌가 하는 의문과 역발상은 항상 하고 있었다. 그에 대한 해답은 어느 누구도 명쾌하게 풀이해주지 못했었다.
여성복지론 첫 수업 때, 수강생 모두가 돌아가면서 수업에 대해 기대하는 바를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학우들이 각자의 진지한 수강 동기를 이야기 해주었는데 그중 한 철학과 남학우는 이렇게 말했다. 남녀가 평등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고, 길 가는 사람 아무나 잡고 물어봐도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다고 말하는데 왜 아직도 많은 곳에서 남녀차별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그는 우리 사회 내의 여러 제도들이 성평등에 대한 사람들의 변화된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여성복지론 수업을 수강하며 이 문제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고 했다. 공감이 많이 가는 이야기였다. 나 역시 모든 성차별적인 것들에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고, 여러 매체를 통해 남녀차별에 관한 사례를 접할 때마다 어떻게 아직도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놀라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수님께서는 오히려 그 남학우에게 물으셨다. 사람들의 변화된 인식과 여전히 공고한 성차별적 제도 중 어느 것이 진실일 것 같냐고. 지나가는 말로 툭 던진 말인 것 같았지만 사뭇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필자는 페미니즘이라는 용어 자체부터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음을 밝힌다. 인터넷 사전에서는 페미니즘을 “여성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해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운동 또는 그 이론”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필자의 눈을 사로잡은 서문, 그곳에서 페미니즘의 진정한 정의를 이 책의 저자는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종식시키려는 운동이다.“ 라고 했다. 또한 벨 훅스는 이 명제가 페미니즘 운동이 반 남성주의가 아님을 극명하게 밝히고 있기에 사랑한다고 했다. 그럼 필자는 저자에게 묻고 싶다. 과연 페미니즘 운동이 반 남성주의가 아님에도 ‘성차별주의에 근거한 착취’라는 용어의 사용은 누구를 향한 원망인지를. 저자는 이 말을 마치 모든 사회에서 모두가 공통으로 그렇게 느끼는 듯 확신하는 어조로 기술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성차별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하는 사회를 만든 것은 소위 가부장적인 남자들에 의해서만 만들어졌는가? 이러한 글들을 접하게 되고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IS에 가담한 김 군이 SNS에 “페미니스트가 싫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 군은 아무래도 인터넷에서 재생산된 허구의 여성혐오를 맹신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군과 관련된 보도를 접했을 당시 나는 페미니스트, 페미니즘에 대해 김 군이 오해하고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정작 그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feminine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여성의 권리를 신장하기 위한, 여성‘만’을 위한 운동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책의 첫 문장인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종식시키려는 운동이다”라는 것을 읽고 페미니즘의 초점이 ‘여성’이 아니라 ‘성차별’임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여성이 남성보다 성차별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행복한 페미니즘 서평![[서평] 행복한 페미니즘(Feminism Is For Everybody)을 읽고](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16/06/24/data15751718-00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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