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 앞에서>는 묘한 상황에 만나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부자(父子)의 이야기이다. 잠긴 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두 '가장'은 문 밖에서 우연히 하루 저녁을 함께 보내게 된다. 이 소설은 심각한 사건이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그러기에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가 당면하고...
문학 번역은 단순히 원문의 의미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타국의 언어로 소통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번역자가 지닌 번역 전략, 즉 충실성중심전략과 가독성중심전략에 따라 번역문은 상이해진다. 그러나 한영 문학번역처럼 출발국가의 독자와 도착국가의 독자 사이에 공유하고 있는 정보가 빈약한 상태에서 번역자는 가독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고, 때문에 원문 고유의 표현, 혹은 함축적인 정보를 무시한 채 보다 일반화된 표현들을 사용함으로써 작품의 깊이를 격하시키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일은 어쩔 수 없는 딜레마다. 본 레포트에서 분석할 작품은 이동하 작가가 1997년에 발표하여, 2014년에 영문으로 번역된 전미세리 역의 <문 앞에서>이다. 이 작품에서 번역가는 원작이 그 언어 독자에게 불러일으키려던 효과를 최대한 '충실하게'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원문의 전체적인 의미와 느낌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첨가를 실행하여 번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