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왕세자 정조와 선생 홍대용의 문답을 생생하게 엿본다!『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서연문답』은 정조가 즉위하기 전, 왕세자의 공부인 ‘서연’을 담당하는 홍대용이 약 300일 동안 정조의 서연에 참석해 나눈 문답을 기록한 <계방일기>의 첫 완역본이다. <계방일기>는 정조와 홍대용, 그리고 다른...
정조 임금이야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홍대용이라는 인물은 낯설다. 국사 시간에 조선후기 실학을 다룰 때 잠깐 언급되면서 의산문답 등의 주요 저술만 몇 권 소개되는 정도이다. 당대 최고의 셀럽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인물이 서연을 통해 만났다. 장차 임금이 될 세손을 공부시키기 위한 수업인 서연에서 당시 세손은 아직 임금이 되기 2년 전으로 23살의 청년이다. 반면 홍대용은 정조보다 21살 많은 불혹의 40대로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이다.
책 제목은 서로의 생각을 겨루다고 되어있지만, 두 사람 사이의 연배만큼이 학문적 역량은 비교하기 어려울 것 같다. 또한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 속에서 정조와 홍대용이 서연에서의 나눈 대화를 보면, 임금과 신하라는 입장 차이만큼 서로의 생각에는 같은 성리학을 공부하면서도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그 차이의 핵심은 정조가 위태로운 왕권을 지키는 데 더 우선순위를 두었다면, 홍대용은 백성의 피폐한 삶을 개선하는 정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