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가족을 통해 진정한 나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미국에서『브래드쇼의 가족』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텔레비전 시리즈의 내용을 보강한... 이 프로그램은 어린 시절의 분노와 고통, 미해결된 과제와 가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미국인들의 선풍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 책은 잃어버렸던 나를 찾고...
“자, 내일까지 가족사진 한 장씩 가져오세요.”
‘아휴, 또 가족사진을 내야 돼? 짜증나네 정말.’
초등학교 때 게시판이나 사물함을 꾸미려고 선생님들은 꼭 가족사진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난 그때마다 가족사진을 안 가져오다가 선생님께 혼이 나면 툴툴거리며 가족사진을 내곤 했다. 사실 내가 처음부터 가족사진을 내기 싫어했던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운동회를 한 날이었다. 우리 어머니도 학교에 오셨다. 그때 어머니가 운동장에 모여 있던 우리 반 대열에 날 찾으러 오셨는데 친구들이 우리 어머니를 보고 "재훈아, 너희 할머니가 너 찾으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창피했다.
우리 집은 엄마, 아빠 둘이서 떡 방앗간을 운영하신다. 외지에서 공부를 하다가 일주일에 한번 씩 집에 가면 엄마, 아빠는 바쁘게 일을 하시면서도 나를 반겨주신다. 나는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을 보고도 그냥 무심히 “다녀왔어요.”라는 인사만 남긴 채 방에 들어가서 낮잠을 자거나 컴퓨터를 한다.
이렇게 나는 부모님이 일하시느라 힘이 드신 데도 가사일과 방앗간 일을 전혀 도와드리지 않는 한심한 인간이다. 집에 돌아오면 늘 이런 식으로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일이 너무 힘들어서 몸 상태가 안 좋으신 부모님을 보았다. 그때 나는 방에 들어가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부모님께서 저렇게 고생을 하시는데 나는 공부도 안하고 일도 안 도와드리고 참으로 불효자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공부를 열심히 해서 부모님을 호강시켜드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과 함께 이제 집에 오면 부모님께 뭐 시키실 일은 없느냐고 먼저 여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에게도 우리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라고 알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