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머물러 헌신해 오면서도 전 세계 평신도와 목회자의 삶에 깊은 궤적을 남긴 유진 피터슨.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한 길 가는 순례자」, 「메시지」 등 걸출한 저작들을 통해 수많은 그리스도인의 멘토가 되었던 유진 피터슨이, 마침내 회고록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인 삶과 소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진피터슨은 서문에서 목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그리고 이 말은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었다. “나는 목사다. 내가 하는 일은 하나님 그리고 영혼과 관계가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눈으로 본 적이 없는 거대한 신비다. 하지만 나는 이 일을 특정 조건 하에서 수행한다. 언제 어디서나 눈으로 보고 측정할 수 있는 구체적 시간과 장소에서 한다. 그 조건은 결코 피할 수 없다. 그리고 나는 그 조건을 깊이 의식하고 싶다. 내가 거룩한 신비를 의식하는 것만큼이나 그 조건을 깊이 의식하고 싶다.”
나에게는 이 언급이 놀랍도록 색다르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누구나 목사가 하는 일이 유진 피터슨의 말처럼 ‘하나님과 영혼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동일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시간, 장소’는 우리의 의식에서 중요하게 자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일을 ‘특정 조건 하에서 수행’하면서도 ‘하나님과 영혼’에 관계되어 있다는 생각 때문에 구체적인 현실인 시간과 장소를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랬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때’인 ‘카이로스’와 일반적인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크로노스’에 대한 차이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역을 한다는 것이 영혼과 영원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내 삶속의 시간, 사역하는 그 순간들을 하나님의 시간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보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어느 순간에서든 하나님이 일하시면, 그 시간이 바로 그 때가 ‘카이로스’가 되고, 그 시간이 중요해지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에 그렇다. 즉 내시간은 과거에 일하신 하나님에 국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유진 피터슨은 그 시간을 현재에 직접 바라보려고 한다. 그 시간을 자신이 사역을 하고 있는 그 시간에 맞춰서 하나님의 때를 바라 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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