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였다. 당시 나는 상대방의 계속된 괴롭힘과 무례한 행동에 분을 삭일 수 없는 상태였다. 끊임없이 그 사람의 행동은 옳지 않으며, 그 사람의 행동 때문에 내가 화난 것은 정당하다고 스스로 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수록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갔고, 관계는 악화되었으며 돌파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때 읽게 된 것이 존 비비어의 관계였다. 책은 솔직했다. 내가 겪고 있는 상황, 나의 정서상태가 고스란히 책 속에도 담겨 있었다. 대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걸까.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고, 그 사람을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저자는 하나님의 아가페적인 사랑에 대해 상기를 시켜주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배신하고, 버렸던 수많은 사람들을 용서하시고 끝까지 사랑하셨으며, 예수 그리스도가 뿌린 사랑의 씨앗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용서를 받고 하나님께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은, 사랑에도 해당된다고 하였다.
대부분의 상처는 관계에서 온다. 잊혀지지 않고 자주 머릿속에 맴돌며 마음을 괴롭히는 사건들은 주로 스스로의 실수보다는, 관계에서 겪은 상처들에서 기인할 때가 많다. 억울한 일을 겪었거나,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거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모욕적인 대우를 받았거나, 자신의 약점을 공격받았거나, 말로 깊은 상처를 받았거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과 상처들은 우리 개개인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상황에서 찾아오고,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사람은 깊은 분노, 비참함, 좌절, 낙담 등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에 늘 매여있을 수 만은 없기에, 상처 입은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발버둥을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