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설가 성석제의 신작 중단편집. 최근 이 년 가까운 기간 동안 쓴 일곱 편의 소설을 묶었다. 능청스러운 입담과 재치가 여전한 가운데, 작가 특유의 유장하고 활달하던 문체가 몰라보게 변했다. 그가 한없이 짧은 문장으로 그려낸 세상과 사람과 생활 이야기들에는 기쁨, 통쾌함, 흥겨움, 슬픔, 연민, 비애가...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는 제목 그대로 좋은 날만 가득한 따뜻하고 즐거운 소설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첫 번째 단편을 읽으면서부터 나는 내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들로만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소소한 일상을 보여 주고 있다. 그저 일상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고 우리 사회의 어느 한 부분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듯한 이야기가 전부이다. 그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찌 보면 안쓰럽기도 한 그야말로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그러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벼랑 끝에 서 있다. 하나같이 당장 오늘 하루 살기가 힘든 절박한 상황 속에 처해 있는 것이다. 7편의 단편이 조금씩 다른 상황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7편 모두 한결같이 씁쓸함을 자아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고욤」에서는 고욤나무 열매를 보고 아무런 맛을 느낄 수 없는 순두부를 먹으며 젊은 날을 기억하는 서로 다른 두 친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 친구는 추억 속에서 슬픔과 허탈함에 젖게 되고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드라마틱한 인생사와 변해버린 시간을 쓸쓸하게 보여준다.
참말로 좋은날-이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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