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윤리 관념과 인격적 가치 관념 그리고 공동체적 연대성이 통치세력과 특정 경제세력 사이의 연계 속에서 산업화 속에 머너져 버린 지금, 민주주의의 뿌리와 본질을 들춰봄으로써 자기가 사회의 핵심이며 궁극적인 책임자라는 인식과 자기성찰과 극복의 노력 즉, 자기 성찰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요즈음 동네의 조그마한 학원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강의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만큼 중학교 수준의 교과서적인 내용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수업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이해시킨다는 것은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너무나 어렵게만 느껴진다. 특히나 그간 나에게 가장 큰 어려움을 안겨 준 것은 항상 정치적인 문제에 관심을 두고, 그것을 바탕으로 나와 討論하고자 했던 한 아이였다. 얼마 전 있었던 대선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요즈음의 총선에 이르기까지 그 학생의 관심사는 東西古今을 막론한다. 프랑스 대혁명에 대해서 이야기하거나 힐러리나 오바마에 대한 자신의 見解까지 披瀝하는 걸 보면 가끔 ‘네가 나보다 낫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학교 3학년으로 보기엔 정신적으로 매우 成熟한 아이다. 그 학생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민망할 정도로 얼굴이 붉어졌다. ‘民主主義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머릿속에서 용어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끝없이 헤매는 나와 같은 존재가 감히 학생들 앞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해도 되는 것인가.’ 에서부터 시작된 고민은 ‘내가 과연 진정한 市民이라고 할 수 있는가.’로 전개되어 이 수업을 선택하게끔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