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 나라의 경제는 규모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고 문화적 요인이 중요하다. 이 문화적 요인이 사회적 자본이며 가장 중요한 덕목이 바로 신뢰다. 저자는 개인주의, 가족주의에 기반을 둔 저신뢰사회의 특성을 혹독하게 비판하면서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공동체적 연대와 결속의 기술을 터득해야 하며 신뢰는 경제와...
이 소설은 굵직한 이야기와 흥미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며 곁가지로 존재하는 인물들까지도 흥미롭게 그립니다. 또한, 자본의 힘이 가하는 휘어지는 진실들에 처참하게 사라지는 소설가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대필작가가 면접 과정에서 왜 일하고 싶은지 답변하는 장면의 대화 내용도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앤드루 베벨이 대필작가에게 일방적으로 집을 구하고 입주하도록 명령하는 장면에서 그녀가 명석하게 이 상황들을 파악하지만 순응하는 모순적인 자신의 상황들도 잘 전달되었습니다.
또 다른 소설은 부부와 결혼에 대해 진중하게 질문하며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게 합니다. 앤드루 베벨 부부의 모습과 일기에 나타난 남편의 모습, 그리고 자서전을 통해 드러나는 남편의 아내에 대한 의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 부부의 침묵의 가치는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드러난 실상의 진실들은 저택의 직원들과 주변의 혹평을 통해 대변되었습니다. 암으로 투병한 과정을 담은 일기는 간결하면서도 묵직하게 전해졌습니다. 그녀가 통증으로 흘리는 눈물의 의미도 깊게 호흡하게 했고, 땅이 발산하는 달콤함과 축축함을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새소리가 내는 음폭의 한계도 생각해보게 되었고, 누구나 가야 할 길이 죽음의 문턱일 것이라는 철학자 김진영의 『아침의 피아노』 책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이 소설은 많은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19는 우리가 물질적 자본에 빠져 잊고 지냈던 사회적 자본의 소중함을 알게 해줌과 동시에 우리가 그런 사회적 자본 가운데 제일 고액권이라고 할 수 있는 ‘신뢰’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거 같다. 이번 사태 때문에 우리는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내 건강이 다른 사람의 건강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므로 의사 모두의 생명이 각자 따로따로 나누어진 게 아니라 모두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 사회를 구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지킬 거라는 믿음을 우리는 집에서 벗어나 외부에 갔을 때 실감할 수 있다. 내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와 대신 날을 제외한 타인과 상대방도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올 거라는 믿음 속에 공공장소에 나가거나 주변 사람들을 만나는 등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가장 소중한 사회적 자본인 신뢰를 하고 있고도 그 자본의 소중함을 알기에 그런 신뢰를 만들어나갈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많이들 본 경험이 있는 실험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보게 된 실험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가장 흔한 것은 바로 떨어진 지갑 실험이다. 떨어진 지갑이 얼마나 회수되는지에 따라 타인의 처지에 대한 공감 정도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현금 5만원과 제작진의 명함이 들어있는 지갑 10개를 서울 한복판에 떨어뜨리자 그 결과 그 중 6개가 제작진의 손으로 되돌아왔다. 이 실험을 확장시켜 다른 나라에서도 진행해보니 선진국일 수록 지갑 회수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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