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는 통상 인간의 창조 욕구를 표출시켜준 찬란했던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이 나오도록 한 시초 격이라 볼 수 있다. 르네상스가 현재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신의 세계에서 인간의 세계로 넘어오는 그 과도기 단계였던 르네상스시대는 혼란기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점에 주목해서 서양의 오리엔탈리즘과 자문화 중심주의에 대해 경계하는 생각을 가지고, 화려하고 문화적으로 위대한 시대로 발전해가는 서양의 모습을 긍정적으로만 그리고 있는 부르크하르트의 논조에 의문을 제기해보려 한다. 과연 당시 이탈리아의 문화가 이 책에서 그려진 것과 같이 긍정적인 기능으로 작용했느냐 하는 것이다. 부르크하르트는 책 전반에 걸쳐서 중세와 비교하였을 때 얼마나 르네상스 시기가 찬란했는가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