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오랜 편집자 생활을 뒤로하고 늦깎이 작가로 데뷔한 거물 신인 ‘마쓰이에 마사시’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가 그 주인공이다. 인간을 격려하고 삶을 위하는 건축을 추구하는 노건축가와 그를 경외하며 뒤따르는 주인공 청년의 아름다운 여름날을 담은 소설이다. 이 작품으로 마쓰이에 마사시는 오에...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소설을 연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400페이지가 넘는 긴 이야기를 한 번에 쓰려고 하는 것조차 웬만한 경험으로는 어렵다. 작가에게도 감정이 있고, 무의식적으로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니 기쁨과 슬픔, 열정, 좌절의 물결에 흔들리지 않을 재주가 없기 때문이다. 감정의 물결에 휩쓸려 어지럽게 글을 쓴다면 실생활에서 글을 쓰는 '나'는 사라지고, 당신이 구축한 소설의 세계 구석구석에 깊숙이 자리 잡은 소설 속의 '알 수 없는 씨앗'만이 존재할 것이다. 소설가들이 1인칭 소설을 기피하는 이유는 소설의 세계와 나의 현실을 오인하거나 동일시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마쓰에 마사시의 장편소설 '여름은 그곳에 오래 남아 '는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호흡으로 쓴 작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건축을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가정한다면, 특정한 가치관을 가진 한 사람으로부터 완성된 창작물이기 때문에 타자의 가치 판단에 있어 완벽할 수 없다. 그저 한 사람의 가치관 안에서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 역시 사람들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그 정의가 다를 수 있겠지만, 작업에 주가 되는 생각이 건물의 세밀한 부분에 까지 적용된 건축을 보면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건축에 비유한다면, 먼 미래에도 화자 될 수 있는 작품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작가는 책 전반에 걸쳐 특유의 유유하고 담백한 화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전반적인 책의 분위기와 책 속 인물들은 묘하게 닮은 점이 많다. 무라이 선생님이 이끄는 사무실 속 인물들은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난 구석이 없다.
집안의 모든 기대를 받아 미술학도의 꿈을 포기하고 부모의 뜻에 따라 엔지니어가 된 형에 비해 모든 것이 자유로웠던 스물셋의 사카니시 도오루. 건축학부에 들어가 꽤나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여 아버지는 누구나 알 만한 종합건축사무소에 들어가길 원했지만, 무라이 슌스케 선생님이 처음으로 설계한 교회(야스카야마)에 매료되어 실측 노트를 그리기 시작했고 선생님의 제자가 되고 싶었다. 오랜 시간 채용 자체가 없던 무라이 건축사무소에 휠체어를 주로 사용하는 집의 설계를 메일로 보내어 삼 년 만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아마도 교회를 실측한 열일곱 권의 노트는 차후에 알게 되었을 테지만 선생님은 휠체어 사용자의 입장에서 설계를 하는 이력서나, 면접에서 주택설계에 덧셈, 뺄셈이 많다고 생각하는 이 젊은 청년을 인상 깊게 보았을 것이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사카니시가 처음 무라이 건축사무소에 입사한 첫해, 도쿄 본사의 여름을 피해 시원한 아오쿠리 마을에서 보내는 1982년 여름별장의 이야기와 그 후 몇 년간의 이야기를 삼십 년이 지난 후 회고하면서 쓴 소설이다.
1장부터 14장까지는 여름 별장의 건축가들의 일상을, 15장부터 21장은 큰 프로젝트였던 국립현대도서관에 대한 전문가적인 부분들을 작가의 큰 특징인 묘사적인 방법으로 풀어간다. 또 화자와 사수인 우치다, 선생님의 조카인 마리코의 삼각관계를 암시하며, 선생님의 옛 연인인 후지사와 씨의 일화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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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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