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중국의 시인 백거이의 시집 『비파행』. 양귀비와 현종의 사랑 이야기를 쓴 <장한가>, 좌천당한 시인 자신의 심정을 버림받은 여인의 처지에 빗대어 노래한 <비파행> 등 그의 명시 100여편을 담았다. 이 책은 다른 백거이 시집들과는 달리 백거이의 한적시 뿐 아니라 세태를 신랄하게 비판한 풍유시도...
백거이의 「비파행」의 해석을 공부하며 그가 왜 이러한 시를 창작하게 되었는지 배경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원문을 볼 때와는 달리, 해석과 시어의 의미 등을 알고 난 뒤에는 다음 날까지도 내용이 머릿속에서 웅얼거리며 감성적으로 계속 떠올랐다. ‘비파행’은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다. 가을밤 이별을 하는 심양강 강가에 문득 비파를 타는 소리가 들려온다. 비파를 안은 채 서역(西域)에서 전래된 무용곡인 ‘예상우의곡’ 등을 연주하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 여인은 자신이 살아온 가긍한 삶을 하소연하듯 가슴속에서 꺼내 풀어 놓는다. 지금은 늙고 시들어 장사꾼의 아낙으로 전락했지만 한창 때는 장안에서 비파와 노래로 이름을 날렸던 여인이었다. 여기서 이 여인이 비파를 연주하는 장면을 묘사한 부분은 가장 인상 깊었으며 심금을 울릴 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