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학교를 통해서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공동체로서 서로 관계를 맺을 때에만 배움은 즐거운 활동으로서 모두가 성장하는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신과 동료들이 겪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전달하는 수업 혁신의 방안은 모두 이러한 호혜와 협력의 관계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학생들의 배움에...
* 수업이 왜 중요한가
나는 오랜 시간 동안 교사가 되기 위해 여러 책을 읽어왔고 나름대로 정리도 하고 어떤 교사가 될지 생각을 해보았다. 교사에게서 중요한 부분은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 소통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에는 수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아무리 학생을 사랑하고 아낀다하더라도 그것이 표현되는 대부분의 시간은 수업이기 때문에 우리는 수업을 어떻게 할지에 가장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나는 음악시간이 가장 싫었고 수학시간이 가장 좋았다. 음악 시간은 따라가기가 너무 벅차서 선생님께서 질문을 하실까 눈을 안마주치려고 노력했다. 혹시라도 질문을 하거나 조별 활동을 할 때가 내가 방해가 되면 그 시간은 계속 소심하게 움추려 있었다. 하지만 수학 시간에는 마치 내가 주인공인 것 같았다.
선생님께서 기본적인 개념을 설명하시고 나면 교과서를 넘어서지만 개념을 정확히 알면 적용할 수 있는 문제들을 가져오셨는데 나는 그 문제를 맞추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수업시간 전에 배었던 것을 요약해오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내게 질문을 했으면 했고 내가 모두들 앞에서 문제를 맞출 때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이와 같이 수업은 나의 하루에 굉장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또 한가지 예시를 들자면 내가 고등학생일 때 국어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을 정말 사랑해주셨다.
장곡중학교는 교사의 주도로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 혁신을 이루었고 학교가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 학생, 교사, 학부모와 관리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기에 변화를 이루어냈을까?
우선 학교 수업에 대한 편견을 깼다. 바로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수업이라는 편견을 버린 것이다. 초·중·고등학교에서 늘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을 들어온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이것이 잘못된 방식이어서 학생이 그동안 배움에서, 수업에서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다.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드는 것이다. 결코, 교사 혼자서 떠들고 가르치는 수업에서는 배움이 일어날 수 없다. 단순한 지식 전달에 불과하다. 장곡중학교는 편견에서 타파하여 수업의 주인공을 학생으로 보는 관점에서 출발하였다.
학생의, 학생을 위한, 학생에 의한 학교가 진짜 학교라는 것이다. 학생이 주인인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가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질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업무 효율화를 목적으로 교무행정업무전담팀과 교육활동지원팀으로 분류하고 행정 업무 체제가 아닌 학년 중심 체제로 바꾸었다. 수업하는 교사에게 수업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했다. 수업 준비에 몰두하도록 여건을 보장해준 것이다. 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활동지를 만들고 수업을 연구하는 데 매진할 수 있었다.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자치, 복지와 학습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마련해주었다. 장곡중학교가 배움 중심의 수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구성원 모두가 수업하는 교사의 수고를 덜어주었기에 가능했다. 학생들 스스로가 깨닫고, 이해하고, 나아가 지식을 생산할 수 있도록,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문득 내가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던 때가 떠올랐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나는 운이 좋게도 아버지의 회사에서 매년 개최하는 영어캠프의 보조교사로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거의 반나절동안이나 아이들과의 어색한 기류가 계속되었다. 그러다 반별로 4절지에 포스터를 그리라는 미션이 주어졌는데 감사하게도 그 반의 담임선생님께서 나에게 직접 수업을 주도해볼 기회를 주셨다. 그게 내가 해본 첫 수업이었다. 그 때부터 아이들과의 대화가 시작되었고 서로 웃고 별명도 만들어주며 금방 정이 들었다.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줘서 좋은 결과물도 나왔다. 다음날 집에 가야하는 시간이 왔을 때는 너무 아쉽고 왜 좀 더 빨리 친해지지 못했는지 후회가 될 정도로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을 행복하다고 느꼈었다. 그렇게 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교대입시에 실패하고 이렇게 교육과는 전혀 상관없는 충남대 경영학부로 오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못내 아쉬워 교직이수를 하고 있는 나를 보면 속으로는 아직 교육에 대해 미련이 많이 남아 있었나보다.
교사는 수업으로 성장한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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