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단편소설 독작술』은 사의 적절한 사례 설명과 다양하고 풍족한 예문, 우리 실정에 맞게 재정립한 이론과 용어 등 소설 쓰기를 알려준다. 이 책은 두 가지 분야에 집중하여 전개되어 있는데 플롯과 화자와 시점에 관한 것이다. 그밖에 주제론, 소재론, 캐릭터론, 배경론, 문제론 등 많은 지면을 주지 않고 작은...
‘나노’란 물질을 재는 가장 작은 계랑 단위이며, 난쟁이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나노스’에 어원을 두고 있는 ‘나노’는 10억분의 1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소설 중에서 특히 단편소설은 ‘나노’만큼의 시간대만 이야기하는 데도 한 사람의 인생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한 사람의 인생 중 어떤 ‘나노’를 선택해야 그 길고 복잡한 인생을 대표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나노’를 선택하기 위해서 어떤 사연을 앞세울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문학 작품은 어차피 인생의 많은 것 중에서 특정한 내용을 내세워 그 이전이나 이후의 복잡하고 긴 사연을 짐작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담을 사연을 선정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를 ‘뼈 한 조각으로 공룡을 복원한다’고 표현했다. 여기서 뼈 한 조각이란 인생을 대표하는 잠시의 시간을 의미하며 공룡은 그 짧은 시간을 통해 구현해낸 인생을 의미한다.
스토리를 다룰 때, 사소한 재미에 치중해 결과적으로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유도해내지 못해서 안된다. 시제에 대한 인식이 명료해야 한다. 스스로 전개시키고 있는 스토리를 크게 현재적 시간과 과거 시간으로 나누고, 내용과 적절한 관련을 맺는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점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이 소설의 현재적 상황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이 소설에서 중요하게 상기되는 과거 사건을 설명해야 하고, 위 두 시간대의 사건들은 서로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 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적 상황’을 짧은 시간으로 제한해 전경에 내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경의 이면에 과거의 어떤 사건들이 개입되면서 소설 전체가 하나의 구조물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즉 소설은 현재적 시간 상황에서 이 상황을 가능하게 한 사건을 내재하고 거기서 다시 연계되는 내용을 내재함으로써 좋은 구조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서술시간, 극적시간, 독서시간이 잘 어우러지는 소설이 좋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