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현대사 최초로 대학 형성되기 시작했던 식민지 시기부터 1990년대까지 대학권력-국가권력-시장권력이라는 키워드로 한국 대학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학과 권력』. 오늘날 대학 문제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 대학 100년의 궤적을 돌아본 대학사이다. 현대사 가운데 대학사라는 분명한 주제의식을 염두에...
『대학과 권력』은 한국의 현대사에서 대학이 가지는 정치, 사회, 문화적 역할의 비중에도 불구하고 그의 궤적을 실증적으로 추적한 연구는 부족했다는 문제의식에서 ‘권력’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지난 100년의 대학사를, 카(E.H.Carr)의 용어를 빌리자면, “역사적 사실(historical facts)”의 영역으로의 포함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그린 대학을 둘러싼 대학권력-국가권력-시장권력의 역사적 삼중주는 그람시(A.Gramsci)가 지적하는 역사적 지배블록(historical bloc)들이 한국사회에서 대략 어떻게 맞물리며 작동해 왔는가를 보여주는 역사적 편린에 해당한다. 다양한 역사적 시기에 구축된 하나의 사회 체계이자 구조로서 역사적 지배블록은 한국 사회에서는 일제시대부터 연원하는 흐름을 가지며 친일, 반공등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대학 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은 대학 진학률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치이고, 많은 고등학생들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오늘날의 대학과 같은 근대적 형태의 대학이 우리 땅에 들어오게 되고 대학교육이 일반화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저자는 1920년대 식민지기부터 해방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대학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흥미롭게도 특히 ‘권력’이라는 주제에 집중한다. 역사 속에서 대학을 둘러싸고 권력을 행사하는 주체는 여러 번 바뀐다. 대학의 역사를 대학에 어떤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저자는 대학의 역사를 크게 네 가지 시기로 나눈다. 이는 ‘외세가 주도하는 시기’, ‘대학(사학)권력이 주도하는 시기’, ‘국가권력이 주도하는 시기’, 그리고 ‘시장권력이 주도하는 시기’라고 핛 수 있다.
한국 대학 역사에서 가장 먼저 권력을 잡은 것은 외세였다. 그 시작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