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함민복 시인의 시는 유쾌하고 유니크하다. 또 인성을 담은 뛰어난 서정시다. 그의 시는 손등에 와닿는 햇살처럼 따사롭고 옷깃을 스치고 가는 바람처럼 쓸쓸하다. 그의 시의 미소 속에는 천진하게 웃고 있는 깨달음의 경계가 번득인다. 언제나 선천성 그리움을 앓는 시인이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는 함민복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경계라는 것은 무언가를 나누는 역할을 한다. 어렸을 때 땅따먹기를 하며 그었던 선처럼 여기까지는 내 땅, 여기까지는 네 땅, 이라는 명시를 하는 것이 경계이다. 나와 너, 우리와 다른 집단 … 수 많은 것들이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기점으로 구분되고 분리된다. 그리고 함민복 시인의 시 세계에서 그 경계에는 항상 꽃이 핀다.
시집은 선천성 그리움, 달의 소리, 거대한 입, 꽃이라는 제목을 가진 총 4부로 구성돼있다. 그리움이라는 익숙한 감정과 달과 꽃이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들. 그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거대한 입에 잠식되지 않도록, 함민복 시인은 시를 통해 익숙하지만 잊고 지냈던 감각들을 일깨우면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