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궁녀들의 궁중 생활의 번민과 신분적 해방을 주제로 한 조선 시대 소설들 중 유일한 비극 소설로 궁녀인 운영과 김진사의 슬픈 사랑을 다룬 <운영전>. 궁녀와 궁 밖에 사는 선비와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사건 전개에 우연성과 전기성이 사라진 대신 탄탄한 구성과 현실적인 표현을 사용한 <영영전...
‘사랑’은 가족, 친구, 연인, 연예인, 반려동물 등 여러 대상에게 작용한다. 특히 과거부터 현재까지 ‘남녀 간의 사랑’ 소재는 사람들의 인기를 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책, 영화 등과 같은 수많은 작품에서 주제가 ‘사랑’이 아니더라도 소재로는 꼭 등장한다. ‘사랑’은 해피엔딩과 슬픈 결말로 끝맺음을 할 수 있는데 누군가는 앞으로 경험할 수도 있고 혹은 이미 경험해봤을 수도 있으므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직접적으로 와닿는 것으로 생각한다.
<운영전>은 꿈으로 이루어진 내용이 대부분인 몽유록계 소설이다. 하지만 특징적인 것이 다른 몽유록계 소설과는 달리 현실과 꿈속의 주인공이 다르다. 현실 세계에서는 유영이, 꿈속에서는 운영과 김진사가 주인공이다. 꿈속의 주요 내용은 운영과 김진사의 사랑이다. 하지만 운영이 모시는 안평대군 역시 운영을 사랑한다. 그 둘의 사랑방식은 매우 다르다. 김진사는 사다리를 타고 담을 넘는 등 적극적으로 운영을 찾아가지만 대군은 운영을 궁에 가둬놓은 채 지켜보기만 한다. 나는 이런 대군이 너무 보수적이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줄도 모른 채 갇힘으로써 괴로워하는 운영도 외면하는 그의 사랑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운영전은 춘향전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이 도령과 춘향처럼 운영과 김진사는 궁녀와 선비라는 신분차이가 있었다. 춘향이 옥에 갇혀 고난을 겪은 것처럼 운영도 김진사와 만나는 것을 대군에게 들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