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방정환 선생님이란 아이들을 사랑하셔서 어린이날을 만들어주신 고마운 분이란 것 외에 정보는 없었다. 문학가라고는 들었지만, 작품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고 실제로 어떤 작품이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렇게 무지한 상태에서도 방정환 선생님의 단편소설들을 읽어보니 정말 작품에서도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보일 정도였다.
만년이란 오래도록 그대로인 상태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날짜가 적히지 않은 수첩은 만년 다이어리라고 불리며 몇 년이 지나도 사용자에 따라 날짜를 정해 쓸 수가 있다. 소설을 읽기 전, 나는 제목만 보고 만년 셔츠라는 건 아마 오래도록 계절감을 무시하고 입을 수 있는 셔츠가 아닐까 짐작해봤다. 이 만년셔츠의 주인공은 ‘한창남’ 이란 어린 소년이다. 소년은 곤궁하게 사는 형편이긴 하지만 그런 것을 전혀 드러내지 않기에 친구들도 그의 형편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는 학교와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결석하는 법이 없었다. 몇 시간씩 멀리서 걸어와도 늦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