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책을 접하고 지은이의 약력을 읽었을 때 공군사관학교 영어 교관이라는 이력이 눈길을 끌었다. 이 이력에서 나는 다소 전투적이고,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 최근에 읽은 와다 하루키의「동북아시아 공동의 집」도 이 책과 같이 현재의 국제 정세, 국제 관계에 대한 모색과 앞으로의 지향점을 다룬 글이었는데 이 글은 다소 이상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국제 관계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것이었다. 이 책에서의 동북아시아는 환동해권을 중심으로 미국, 러시아까지를 포함한 다소 폭넓은 개념이었다. 와다 하루키는 각국의 역사적 고찰을 통해 과거 연합과 연대, 평화를 추구했던 여러 사례를 소개하며 자신의 논지를 전개하고 있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가 궁극적으로 지향한 것은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인 것이다.
반면 이장훈의「홍군vs청군」은 실리적인 입장에서 각국의 대외전략과 외교술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깊은 이해를 토대로 글을 써나갔다. 특히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중국과 미국을 소련과 미국이라는 대결 구도 이후의 양대 축으로 간주하고 이들 간의 패권 쟁탈에 대해 상술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1부에서는 중국과 미국은 결코 협력관계가 아니며 이들 간의 대결은 필연적이라는 전망을 하고 2부에서는 현재까지 드러난 중국과 미국의 구체적인 대립 양상을 살피고 있다. 그리고 3부에서는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중국의 야심을, 4부에서는 그러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전략을 다루고 있다. 이에 이어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우리의 과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