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월북 극작가 송영의 단막극 2편을 엮었다.<호신술>은
반민족적인 자본가를 풍자한 단막극이다.... 함께 호신술을 배운다는 희극적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안전을 위해 의사까지 미리 배치해 가며 온 가족을 동원해 호신술을 배우려는 김상룡의 시도는, 인물의 미련한 성격이 슬랩스틱 요소와 결합하면서...
날로 격화되어 가는 파업으로 위기감을 느낀 친일반민족적 자본가인 상룡의 가족은 자신들이 경영하는 몇 개의 공장에 대한 기득권을 유지하고 파업단의 위력에 맞서고자 호신술을 배운다. 또한 딸 혜숙은 학교에 갔다가 노동자 자녀들에게서 친일자본가에 대한 비판을 담은 노래로 놀림을 받고 돌아와 노래 가사를 가족들에게 전한다. 이들이 신변 보호를 목적으로 호신술을 배우던 중 부인인 경원은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 가고 집에 돌아오던 중에 여공들에게 붙들리기도 한다.
<호신술>은 1930년대에 지어진 송영의 작품으로, 부르주아와 노동자 사이의 충돌을 그렸다. 부르주아 계급, 그 중에서도 친일 반민족적 자본가를 희화화하며 이들을 풍자하고 있는데, 송영 자신이 1930년대 후반 친일 행적을 보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작품은 메타적으로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희곡은 호신술이라는 소재를 통해 부르주아 계급의 위기의식을 형상화하는데, 송영이 노동자 계급의 삶을 다룬 작품을 주로 만든 것으로 보아, 호신술로 대표되는 부르주아 계급의 위기의식은 어쩌면 송영이 원하는 바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모를 비롯한 노동자 계급의 투쟁이 유의미하기를 바랐으리라는 것이다. 흥미로웠던 점은, 작품의 주제로 부르주아 계급과 노동자 계급 사이의 대립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노동자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