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바다 건너 남의 나라의 일이지만 ‘고통스러운 재해였지만 거기서 끄집어낼 수 있는 무엇인 있다면 그것은 결국 후손에게 전해질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남의 고통은 또 다른 남에게 대가없는 교훈을 준다.『관저의 100시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00시간의 기록이다. 기록이 남긴 거대한 사회적...
1. 독자의 눈과 귀와 입, 저널리스트 기무라 히데아키
2021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 몇 달 뒤면 일본 후쿠시마가 원전사고 이후로 10번째 봄을 맞는다. 만개하는 벚꽃의 활기가 무색해질 정도로 여전히 후쿠시마에는 적막한 분위기가 감돈다. 이처럼 후쿠시마를 어둠의 늪에 빠뜨린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현재와 같은 기록을 남긴 것은 두 가지 사건에 그 발단을 둔다. 첫 번째는 2011년 3월 11일 14시 46분,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인 동일본 대지진과 그로 인한 대형 쓰나미이다. 이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에 문제가 발생했는데, 책임이 있는 관련 당사자들은 이 문제의 피해를 잠재우긴커녕 최소화하지도 못했고, 이것이 바로 두 번째 발단이다.
《관저의 100시간(官邸の100時間)》은 후자 발단의 내용을 상세하게 전하는 기무라 히데아키(木村英昭, 1968-)의 대표 저작으로, 발간된 후 일본 및 국내에서 떠들썩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바가 있다.
<중 략>
위와 같은 대목에서 이 책은 독자가 단기간에, 또 예측할 수 없이 다양하게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응하는 관내의 속도가 어떠한지, 결정한 판단을 실행하는 속도는 또 어떤지, 정치인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관내로 온 전문가들의 능력이 충분히 도움이 되는지, 사고에 대응하는 관련 당사자들의 태도는 어떠한지, 정보의 전달과 공유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을 판단하게 하고 어떤 것보다 최대한 안전하게 구축되어 있었어야 할 원전이 얼마나 불안정한 상황에 둘러싸여 있었는지, 누구보다 침착했어야 할 사고 관련 책임 당사자들이 얼마나 그러지 못했는지를 깨달을 수 있게 한다. 또 이를 바탕으로 원자력 발전의 관리 및 사고 대응 주체, 관련 시스템, 책임 당사자들 간의 연결망, 사고 대응 매뉴얼, 매뉴얼 조차도 안심하지 않은 추가적인 대비책 등에 대해 사고해보게 하며 독자의 사회적 역할과는 관계없이 독자를 사회와 연결해주는 고리의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