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 거간이 사법 주임에게 본 대로 하는 이야기
어데서 술을 한잔 걸쳤는지 두리두리한 눈알이 벌갰습너니다. 소를 말뚝에다 매어놓군 무얼 생각하는지, 넋 잃은 녀석 모양으로 멍하니 앉었길래, 이 소 팔라우 하니께, 대답두 안 하고 고개만 주억주억 하겠습지요. 얼마 받겠느냐구 물었더니 마음 내키지 않는...
김남천의 단편소설 ‘장날’은 유명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대표작인 ‘덤불 속’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한 살인 사건을 가지고 여러 사람의 입장이 완전히 다른 상황을 연출해낸다. 장날이란 제목으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이야기는 장날에 평범한 농민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다. 주된 주인공은 김종칠과 서두성이다. 서두성은 자신의 아내와 김종칠이 불륜 사이임을 의심하고 장날에 그를 죽이려 식칼을 휘두르지만 그에게 이기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이 죽음을 맞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