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세기 말에서 지금 우리 시대에 이르는 근 백 년간의 소설 작품들을 국문학자 · 문학비평가들의 조언과 문학사적인 평가를 토대로 100권으로 간추려 엮은 <한국소설문학대계> 시리즈는 신소설부터 90년대 현대소설까지 이 땅의 신문학 100년을 아울러 지나간 시대와 우리 시대의 소설을 하나의 선으로...
왜냐 선생이라는 별명은 ‘왜’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기 때문에 지어졌다. 그의 교육 방식은 주입식 교육과 거리가 멀다. 그는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함으로써, 그들이 스스로 문제의 답을 찾아내게끔 유도한다. 「허생전」 수업은 학생들이 스스로 작품을 읽어오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윤수는 나를 빵집으로 데려가 「허생전」의 결말 부분에서 허생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아무도 자기를 알아주지 않아서’라는 답을 내놓는다. 나는 그의 대답이 윤수 자신이 겪고 있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음’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지만, 그가 상처받을 것을 염려해 얼버무린다. 이후 왜냐 선생이 교장과 다투느라 국어 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때, 경석은 엉뚱한 대답을 내놓고, 동철은 줄거리가 적힌 공책을 보여주지 않는 윤수와 갈등한다. 동철은 욕심이 많고 주동적인 인물이다.
허생전은 연암 박지원의 작품이다. 허생전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 고등학교 때로 기억한다. 내 기억 속의 허생전은 초야에 묻혀 사는 ‘허생’이라는 선비가 큰 돈을 꾸어 지혜를 발휘해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다시 모두 버리고 초야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단편적으로 기억하고 깊이 생각해본적이 없는 작품이었는데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을 통해 허생전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허생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
작품은 일기형식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점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학교에서 있었던 일 중 ‘나’가 의미 있게 느낀 대화나 느낀 점 등을 서술하고 주인공의 내면을 알 수 있어서 작품을 읽는 다는 생각보다는 정말 글 잘 쓰는 학생의 일기를 읽는 듯한 기분이 종종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