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가장 미워했고, 또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이 남겨놓은
인생의 즐거움을 위한 철학
책을 펼치면 만나게 되는 열네 명의 실존주의자들은 모두가 오늘의 우리처럼 약한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의 숱한 훼방과 거부하기 힘든 유혹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어 스스로를 사랑했던...
서사는 무엇일까? 사전에 나온 대로 말하자면,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글의 양식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자면 신문 기사, 역사 기록물, 취재 일지, 자서전 등이 서사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자기 서사라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한마디로 앞에 ‘자기’가 붙었으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한 것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그렇다면 실존주의란 무엇인가? 다시 사전을 들여다보니 개인으로서의 인간의 주체적 존재성을 강조하는 철학이라고 한다. 고등학생 때 윤리 수업 시간에 들었던 적이 있지만 그때는 얼마나 공부가 하기 싫었는지 한 귀로 듣고 흘려보냈다. 더 자세히 알고 싶게 만든 계기는 학사졸업논문이었다. 논문 작성을 위해 참고 문헌으로 사용한 저서다. 처음엔 인용문만 발췌하려고 했으나 읽을수록 실존주의에 대해 더 파고들고 싶어졌다. 그래서 논문 제출 후에도 이어서 읽은 것이다.
<중 략>
‘철학’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다. 어렵다, 심오하다, 그래서 지루하다. 왜냐하면 지금도 있기 하지만 어렸을 때는 단순한 걸 너무 좋아한 나머지 힘든 일은 최대한 회피하려고 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공부다. 머리 쥐어짜며 해야 하는 것이 맘에 들어 않아서 항상 게을리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공부는 죽을 때까지 멈춰선 안 되는 일이다. 이후 철학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고 싶어졌다. 졸업 후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망설이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서 언제부턴가 절박함이 내 눈 코앞에 서 있기 시작했다. 빈껍데기로 이 세상을 살고 싶지 않았다.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줏대 있게 내면이 채워진 삶을 살길 원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철학에 대한 열망이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내 내면에 치중하다 보면 어쩌면 주변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평생을 외롭게 살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자신과 진정한 친구로서, 연인으로서 관계를 돈독하게 잘 이어간다면 분명 그 외로움은 내게 이로운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 확신한다. 외로움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는 긍정적인 점도 있다. 뭐든 내게 도움이 되는 거라면 친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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