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2012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작인《가나에 아줌마》의 주인공, 가나에 후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섯 편의 단편들을 통해 재일교포 가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재일교포들이다. 그러나 가족 간의 미묘한 관계, 사회와의 괴리감, 치매에 걸린 조부모에...
솔직히 후쿠 아줌마는 외모로 보나 행동거지로 보나 그리 호감이 가는 인물은 아니다.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나이에 맞지 않게 튀는 보라색 머리에 화려한 안경이 눈길을 끄는, 그저 팔자 좋은 할머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밝고 화려한 모습과 다르게 후쿠 아줌마는 실은 조총련계 재일교포로, 남모를 아픔을 갖고 있다. 후쿠 아줌마 내외는 일본에서 살아가지만 민족적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조총련 쪽에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으며 순수한 마음으로 열정까지 다 바쳤다. 그렇기에 재일교포 북송사업을 통해 귀한 아들까지 보냈지만 다시는 만날 수 없었으며, 최근에는 생사마저도 확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민족적 자긍심을 잃지 않고, 애써온 결과가 고작 이런 것이란 말인가? 자신이 태어난 나라가 아닌 민족, 조국을 선택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치고는 너무나 가혹하다. 후쿠 아줌마 내외는 조국을 택했지만 조국에서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