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귀 가죽』. 프랑스의 대문호 발자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19세기 전반 격변하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당대의 현실을 충실하게 반영하면서 상의 요소를 가미해 욕망과 모순되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그리고 동양적인 판타지의 고리로 ‘풍속 연구’와 ‘철학 연구’를 잇는 역할을...
한 남자가 도박장에 들어갔다. 특별한 아우라를 뽐내던 그 남자는 허망하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주고 삶의 끝을 유보하며 고물상에 들어갔고, 그 곳에서 나귀가죽을 마주하게 된다. 여기까지 오는 라파엘의 여정이 사실은 정말 지루했다. 길지 않은 그 부분을 읽는 동안 나는 몇 번이나 이 책을 덮었고, 이 책의 장르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확인해야 했다. 나귀가죽을 마주하기 전까지의 라파엘의 행동과 주변 환경에 대한 묘사가 디테일을 넘어서서 과하게 느껴졌다. 줄글로 이어져 있음에도 그 과정이 한 편의 시와 같이 느껴졌다. 분명히 인물과 그 배경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사실의 서술보다는 은유와 함축으로 작품의 문이 열린 것이다. 이것은 제목에서부터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는데, 나귀가죽의 원제는 가죽이라는 의미 외에도 슬픔, 번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저 가죽이 아닌 라파엘의 슬픔 역시 주제이자 제목이었던 것이다.
'나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이런 전제를 던지고 그 뒤에 행복한 상상을 덧붙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끝없는 우리의 욕망을 보여주면서도, 그와 반대되는 현실을 방증한다. 우리의 욕망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이에 대한 질문은 고금을 불문하고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른 답 또한 수없이 많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는 인간의 본성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에 공통된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의 욕망 중 대부분은 무언가를 소유하고자 하는 것에 있다. 그것이 만질 수 있는 물질이든 사랑이나 명성, 신분, 천재성 등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존재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추상적인 대상이든, 대개 욕망은 소유의 다른 이름이다. 그런 욕망을 이뤄주는 초월적인 능력이 내게 주어진다면, 이 치명적인 달콤한 유혹을 거부할 수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혹자는 이런 주제로부터 '금욕' 이나 '절제' 등의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나귀가죽 독서감상문![[A+ 독후감, 인생역작] 나귀 가죽(오노레 드 발자크, 부제 나귀 가죽을 통해 관찰한 욕망과 존재의 양립할 수 없는 역설)](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21/11/14/data26429014-00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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