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무심한 듯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욕망과 관계의 사회학!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하재영의 소설집 『달팽이들』. 2006년 계간 '아시아' 여름호에 <달팽이들>을 발표하며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모두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세대론적인 현실인식으로 무장한 감수성을 서늘한...
소설은 혼자 밥을 먹어도 어색하지 않은 공간, 즉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공간인 KFC에서 시작된다. ‘같이 밥 먹는 여자’인 ‘나’는 새로운 고객확보를 위해 찾아간 그 곳에서 커넬 샌더스를 운운하며 낯선 남자에게 접근하는데, 이 일차적인 낯선 만남은 같이 밥 먹어주는 행위로 인해 지속되고, 지속되는 만남 속에서 ‘나’는 ‘그’에게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의 삶을 들려주게 된다. (하재영, 「같이 밥 먹을래요?」, '문학과 사회', 2007. 가을, 230쪽. 다음부터는 괄호 안에 쪽수만 적기로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멕시코 음식이 먹고 싶어 홀로 찾아간 식당에서 ‘나’는 웨이터에 의해 이인용 테이블로 안내되고, 혼자임을 더욱 부각시키는 이인용 테이블에 의해 ‘나’는 그 안에서 홀로 밥을 먹는 자신에 대한 처량함으로 눈물을 흘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