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후 현대 프랑스 소설 최고의 문제작이며, 저자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로 이끈 '르노도 상' 수상작. 현대인의 존재론적 고뇌를 묘파한, 현대 문명과 인간에 대한 기나긴 조서. 정신병원 또는 군대에서 탈출했을지도 모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세계 문학의 최근판 번역본.
'조서'는 르 클레지오 특유의 섬세하고 내면적인 서술 방식으로 인물의 심리와 삶의 궤적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한 남자의 일생을 조서라는 형식을 통해 기록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개인의 삶 속에 내재된 보편적 인간 조건을 성찰하게 한다.
주인공 'X'는 평범한 사무직 노동자로 살아왔지만, 그의 내면에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모색하는 복잡한 감정과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되돌아보며, 세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가치관을 정립해나가려 노력한다. 특히 가족, 사랑, 그리고 죽음에 대한 그의 성찰은 깊이 있게 다뤄지고 있다.
1.책 정보
1.1 책 정보
조서는 르 클레지오의 작품으로, 주인공인 아담 폴로가 어느 도시의 산 중턱에 위치한 빈집에서 고독과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담 폴로는 전쟁의 공포로 인해 탈영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의 과거와 정체성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이 없습니다. 그는 유일하게 만나는 여자인 미셸과의 관계 역시 모호합니다.
아담은 때때로 시내로 나와서 담배나 음식을 사러 가며 돌아다니며 해변에서 사람들의 활동과 주변 풍경을 주시하고 동물원을 방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시선에서 세상은 완전히 단절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낯선 존재로만 느껴집니다. 그는 자신을 개와 같이 느끼며 개를 쫓다가 실패하거나 광기 어린 폭력성으로 흰 쥐를 죽이는 등의 행동을 보입니다.
어느 날 아담은 집을 나와서 길거리에서 자신의 깨달음을 전파하며 예언자처럼 행동합니다. 이는 문명 사회와 사람들을 향한 광기와 예지 경계를 넘어서는 말들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붙잡히고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마침내 말을 잃고 엄마의 양수 속에 태아 상태로 돌아가는 평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조서』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후 현대 프랑스 소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소설은 현대인의 심리적 고뇌와 존재론적인 문제들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현대 문명과 인간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습니다.
르 클레지오는 이 작품을 통해 소설 속에서 인류와 자연의 관계, 인간과 우주의 본질적인 통합 등에 대한 깊은 사고를 전개합니다. 그의 작품은 탐색적인 성향이 강하며, 그는 문명에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하는 작가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작가 자신도 밝히고 있는 것처럼, 주인공인 아담 폴로의 이름은 단순히 임의로 지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 이름은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태양의 신 아폴론을 연상시키며, 문명 이전의 사회와 신화적인 세계로의 회귀를 갈망하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아담 폴로의 광기 어린 행동은 회귀를 향한 저항이라고 볼 수
시간이 멈춰있다. 그곳에 가득한 어두운 그림자들은 날 감싸안아 괴롭히기를 반복한다. 배배꼬인 수풀 사이로 보이는 것은 어느 동네의 처량한 신세를 나타낸다. 바보같이 날 감싸고돌던 아이들은 어느샌가 비탈길로 빠지기 시작했다. 자만이 하늘을 찌르는 곳에 무얼 기대하겠는가. 아마도 감추어진 보물들을 전부 꺼내어봐도 남아있는 것은 길고긴 희망뿐일지언정 아직도 남은 것에 대한 소망을 뿌리째 뽑아낼 수가 없다. 침대에 일어나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며 스스로를 다짐해봐도 편지에 쓸 내용이 없어 다시 엎으려 잠을 자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 얼굴이 없는 그의 감정이 잘 보이지 않아 가까이 가서 보려해도 긴 여운만이 남아 끝없이 올라가야하는 길을 보아야 하는 자신을 한심하게 보게 된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지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남아있는 시간들에 대해 간직할 마음도 없고 파란 하늘을 쳐다보며 나의 염원을 새들에게 비추어 볼때 거울 건너편에 있는 것은 내가 아니라 욕망덩어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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