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그저 나를 닮은 이야기를 쓰고자 했던 내 욕망 때문에 엄마는 낙인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다른 사람이 알까 봐, 무슨 불이익을 당할까 봐 두려워하고 불안해했다. 벽장 속에 갇힌 내 모습처럼 엄마도 되풀이하고 있다. 엄마를 벽장 소굴로 밀어 넣어 버린 사람이 나였고 엄마를 성 소수자 부모라고 아우팅해버린 가해자라도 된 기분에 울고 싶다. 나는 엄마를 떠나 이사했다. 엄마가 아들의 비밀로부터 가급적 멀어졌으면, 누군가를 원망하고 스스로 책망하는 일도 잠시 멈췄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엄마는 코로나 격리를 끝내고 집에 오신다. 혼자 있는 게 편하고 좋다던 엄마는 내가 좀 가까이 와서 살기를 원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