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단편집 《밀회》가 출간되었다. 윌리엄 트레버는 2016년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영어로 글을 쓰는, 현존하는 최고의 단편 작가’로... 쓸쓸하고 고독한 인물들을 섬세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유려하게 담아낸 이번 소설집 《밀회》는 《비 온 뒤》, 《그의 옛 연인》에 이어 국내에 소개되는 세 번째...
단연코 표지 때문에 고른 책이다. 제목은 부부의 세계를 떠올릴 만한 《밀회》였고 작가 윌리엄 트레버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책등의 은은한 형광 살구색이 눈에 띄었고 폰트가 예뻤다. 예전 같았으면 한심한 이유라고 치부하고 애써 그럴싸한 동기를 꾸며댔을 텐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다.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아 외로운 사람들이 가득한 단편들이 나에게 솔직하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나에게는 낯선 윌리엄 트레버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영국에서 오래 활동했다. 책날개에 따르면 수많은 상을 휩쓸었고 비교적 최근인 2016년에 세상을 떠났다. 타계하신 것은 안타깝지만 활동기간이 길었던 만큼 읽을 책이 많다는 뜻이므로 추후에는 그의 다음 작품들을 더 읽어보려 한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1928년생 할아버지의 온화한 미소를 지나 몇 장을 넘기면 차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