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온전한 일상을 꿈꾸는 일곱 편의 싱그러운 이야기!
2010년 제정된 이래 해를 거듭하며 문단과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젊은작가상이 13회를 맞았다. 데뷔 십 년 이하의 작가들이 각자의 언어와 형식으로 일구어낸 아름다운 문학적 성취를 축하하고자 마련된 젊은작가상은 지난해까지 모두 54명에 이르는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며 한국문학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올해 젊은작가상에 이름을 올린 수상 작가는 임솔아 김멜라 김병운 김지연 김혜진 서수진 서이제이다.
자신만의 문제의식을 담은 치열한 작품을 선보이며 이 상의 수상자로는 처음 이름을 올린 임솔아 김병운 서수진의 등장이 반갑고, 특히 남다른 시선과 독특한 문체로 꾸준한 주목을 받아온 임솔아의 대상 수상이라는 쾌거가 뜻깊다. 작품세계를 경신하며 작년에 이어 또 한번 수상을 이뤄낸 김멜라 김지연 김혜진 서이제의 단편들은 이 상의 의미를 더욱 값지게 한다. 끝나지 않은 팬데믹 속에서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 온전한 일상으로 한 걸음 나아갈 희망적인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일곱 편의 이야기가 여기 도착했다.
임솔아의 단편 <초파리 돌보기>는 2022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이원영이라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원영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십대 무경력 주부”다. 그녀가 초파리 실험동에서 일하게 되면서 생긴 일들을 담은 소설은, 일면 평범하면서도 기이하고 이해할 수 없는 삶의 한 단면을 그린다.
처음에 소설은 원영이라는 중년 여성이 초파리 연구를 하는 장면을 제시하며, 비록 비전문가이거나 문외한이던 사람이던 사람이 새로운 발견을 하거나, 아니면 어느 날 초파리에 꽂혀서 새로운 세계를 탐구해 나가는 이야기라는 뉘앙를 풍긴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처럼 소설은 중년 여성의 못다 이룬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그녀가 일자리 찾기에서 겪는 차별과 애환을 그리고, 곧 그녀가 겪는 몸의 질병을 다루고, 또 그녀의 딸과의 관계로 넘어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넘나든다.
어느덧 엄마를 걱정하는 딸의 관점으로 시각이 바뀐 글은, 어느새 딸이 쓴다는 소설과 경계가 섞여 버린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허구인지, 한 평범한 모녀 앞에 닥친 사건을 중심으로 허구와 현실이 모호하고도 기이하게 넘나든다. 마치 우리 인생처럼.
먼저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초파리 돌보기’가 이목을 끈다. 원영은 과학기술원에서 아르바이트로 초파리를 양육한다. 초파리는 음식이나 과일이 있으면 어디선가 날아와 앉아있다. 냄새를 맡고 어디에 있다가 나타나는지 신기하다. 원영은 암인지 뭔지 이상한 병에 걸린다. 그것이 초파리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럴 확률이 많아 보인다. 원영의 딸 지유는 병의 원인을 찾아내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결론은 소설도 현실도 좋게 끝나기를 원한다. 초파리를 집으로 가져와서 눈이 예쁘다고 지유에게 보여주는데 지유는 징그러워 한다. 왜 초파리를 가져왔을까 생각해 보았다. 원영은 자기 몸의 변화를 인지하고 증거자료로 초파리와 기록물들을 꼼꼼히 챙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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