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킨 박완서의 대표 작품을 만난다!
지난 20년간 문학동네를 통해 독자와 만나온 빛나는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이는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3권 『대범한 밥상』.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을 완성하고자 구성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세 번째 작품은 불혹의 나이에 등단하여 한결같은 동시대 감각과 삶의 적나라한 부분을 냉철하게 다루는 작가정신으로 영원한 현역으로 불린 박완서의 대표 중단편을 엮었다.
1973년에 발표한 《부처님 근처》, 제5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엄마의 말뚝 2》, 1997년에 발표한 《너무도 쓸쓸한 당신》, 2006년에 발표한 《대범한 밥상》까지 열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문학사의 앞선 세대가 쓰지 못했던 이면을 집중적으로 포착하며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온 저자의 빛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활동 초기에서부터 만년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다.
1. 들어가며
박완서의 2006년 단편 <대범한 밥상>은 참척의 고통, 즉 자식을 잃은 사람의 고통을 소재로 한다. 작가의 개인사가 잘 알려져 있다 시피 이는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반향한다. 그래서 참척의 슬픔을 다룬 작품도 많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한 말씀만 하소서>> 같은 수필집이나 <나의 가장 나종 지닌 것> 등 작품들이 있다. 자식을 잃은 어미의 마음. 그것을 감히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니 짐작이나 할 수 있을 것인가. 박완서 작가는 자신의 운명에 가해진 이 비극을 ‘담담히’ 글로 쓴다.
그런데 작가가 이 극단적인 슬픔을 다루는 방식은 조금 독특하다. 작가의 여느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가장 밑바닥의 내면에서부터 사건을 바라본다. 조금은 냉정한 듯 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면서 말이다.
<아저씨의 훈장>은 박완서의 1983년 단편소설이다. 작가의 여느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한국전쟁과 그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북쪽에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들이다.
이 소설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인 한국전쟁을 다루면서, 그 여파의 삶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전후 우리네 삶은 전쟁의 여파로 인해, 일상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 급속한 산업화와 부강한 근대국가 건설로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을지 몰라도 전쟁은 우리의 일상과 정체성,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며 우리의 내면을 파괴해 왔다.
<아저씨의 훈장>은 어느 실향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가 전쟁통에 선택한 어떤 비도덕적 선택이 이후 어떤 비극을 만들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여지없이 그 이야기는 현대 한국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정신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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