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의 미덕은 얼핏 한줄기 유행을 휘몰아치고 있는 듯 보일 수도 있는 섹슈얼리티 문제를 땅으로 끌어내려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로 삼는다는 데 있다. 섹슈얼리티를 삶의 역사와 현재의 지형도 속에 자리매김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구체적 성찰로 나아갈 수 있게 길을 열어준다.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 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친밀성의 구조변동’에서는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비록 서구의 관점이지만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의 전환이 성, 사랑, 결혼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보고 있다.
이 책은 섹슈얼리티 문제를 통해 4차 산업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섹슈얼리티를 삶의 역사와 현재의 지형도 속에서 구체적 성찰로 나아갈 수 있게 길을 열어준다.
조선시대 같은 봉건사회는 신분제를 기초로 한 사회이고, 가족은 농업을 중심으로 하여 생산과 분리되지 않는 영역이었다. 신분제를 기초로 하는 체제의 유지와 농업 생산을 위한 출산력이 중요한 봉건(농업) 사회에서는 결혼과 사랑은 별개의 문제였으며, 성은 결혼과 출산을 위한 것이었다. 결혼은 대부분이 중매결혼으로서 당사자의 의사는 고려될 필요가 없었다. 결혼의 기본적 조건은 성적 매력이나 감정적 사랑이 아닌 신분과 경제적 조건이었다.
서구에서 자유주의와 사랑의 정신 등의 근대적 가치가 발생하고, 신분 사회의 붕괴, 산업화와 과학 기술 발달의 일련의 과정은 성, 사랑, 결혼의 관계를 변화시켰다. 산업화와 더불어 가정과 직장이 분리되고, 경제활동으로부터 분리된 영역으로서의 가정 이라는 개념이 출현하면서, 가정은 점차 사적인 친밀성의 공간이 되고, 가정 내에서 자녀들이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되면서 이를 내면화 시키는 아동기가 출현하게 되었다. 이로서 가정 내에서 여성의 통제력 증가되었다.
전통적으로 성의 주요 기능은 귀족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노동력 재생산을 위한 자녀출산이었으며 여성의 가치도 그러한 생식의 기능에서 한하여 인정되었었다.
지금 우리가 쉽게 이해하는 감정적인 ‘사랑’은 비공식적 영역에서만 작동하였으며 근대에 들어서야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개념이다. 특히,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시기에 낭만적 사랑과 결혼이 짝을 이루게 되면서 성과 사랑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
이 책에서 성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은밀하고 개인적인 주제를 일상적, 개인적인 차원에서 뿐 아니라 사회적, 문명적 차원에서 분석하였다. 그의 분석은 또한 사랑을 연인의 문제만이 아닌 친밀성의 영역으로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현대인간관계에 대한 분석이기도 하다. 사람들간의 감정과 관계들이 그 자체로서만이 아니라 일상의 제도들과 뒤얽혀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누군가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 기든스는 여성들이, 엄청나게 중요한 그리고 일반화할 수 있는 변화들을 개척해 나가는 상황 속의 감정적 질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이것이 필연적으로 ‘순수한 관계'의 잠재성을 탐색하는 것과 연관된다. 순수한 관계란 성적․감정적으로 평등한 관계이며, 기존의 성차별적 권력 형태에 대해 폭발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옥스퍼드 사전에서 섹슈얼리티란 ‘성적인 혹은 성을 갖는 것의 성질’이라고 풀이한다. 줄리앙 반즈의 소설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 의 남자주인공 그레이엄 헨드릭은 30대 후반에 찾아온 “열정적 사랑”인 앤의 과거 성생활과 자신의 제일 친한 친구인 잭과의 연인사이였다는 사실을 듣고 잭을 살해 후, 자신도 자살을 하게 된다. 소설을 보지 않아 정확한 분위기를 파악할 순 없지만, 위의 이야기만 들어보면 한 남자의 질투로 인한 치정극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의 저자 A. 기든스는 이것이 질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한다.
<중 략>
현대 이전의 유럽에서 대개의 결혼 계약에 기초가 된 것은 서로간의 성적 매력이 아니라 경제적 상황이었다. 그당시 여자들은 성적으로 점잖아야 했고, “성적인 자유는 귀족집단내에서나 가능했다. 성적인 자유는 권력에 뒤따르는 것이었으며, 또한 권력의 표현이었다.”
18세기 후반에 나타나 현재까지 존재해 온 낭만적 사랑은 바로 이러한 이상들에 뿌리르 두고 여기에 열정적 사랑의 요소들을 합친 것이다.
((강추자료A+))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과 합류적 사랑의 의미 - 조형적 섹슈얼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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