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녹주공안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인 18세기 초반, 청조의 남정원이 광동성 조양현 지현으로 재직하면서 처리했던 소송사건들을 정리해서 기록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송대 무렵부터 소송이 일상화되어 13세기에는 『명공서판청명집』과 같은 판례모음집이 간행되었고, 16세기 이후에는 지방관이 자신의 재판기록을 책으로 엮어내는 일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런 자료들은 틀에 박힌 형식을 따르고 있어서 대부분 무미건조하고 재미가 없었다. 한편 이런 기록집에 수록되지 않은 다양한 이야기들은 공안소설 고전소설의 한 형식으로 민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억울한 일을 관청에 호소하여 해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일련의 소설형태
이라는 장르 문학으로 발전했다.
남정원이 다루었던 재판들을 사건별로 기록하여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역사란 무대배경만 조금 달라졌을 뿐 먹고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생생한 기록임을 반증해준다.
본 서평에서는 먼저, 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알아보겠다. 그다음 재판들 중 몇 사례들을 살펴보며 내용 요약과 그 사건에 대한 남정원의 판결, 나의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비교한 후 느낀점과 시각 등을 적으며 글을 마무리 하겠다.
II. 중간
책의 처음 내용은 옹정제가 기근과 지진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지방의 지현을 발탁하는 과정을 녹주공안 책의 옮긴이인 미야자키 이치사다가 상상으로 집필한 ‘발단-실제로 있었을 법한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지현을 발탁하는 과정은 꽤나 애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