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는 삶보다 숭고한 종교도 가족보다 신성한 경전도 알지 못한다.
〈해신〉, 〈상도〉, 〈유림〉 등의 장편소설로 잘 알려진 소설가, 최인호의 선답 에세이집. 한 여인의 아들이자 가장이며, 천주교 신자이면서 불가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작가 최인호의 지나온 이야기와 진솔한 고백이 담겨 있는 영혼의 성장기로, 그의 45년 문학인생의 정수가 녹아 있는 45편의 산문들을 만날 수 있다.
45편의 산문들을 모아 펴낸 신작 산문집 『산중일기』에 ‘대형 작가 최인호’는 어디에도 없다. 세상살이에 조금 모자라고, 잔정이 많으면서도 표현하는 데 서툴고, 아내를 선생님이나 이모쯤으로 여기는 조금 어수룩한 한 사내가 있을 뿐이다. 이제 이순을 훌쩍 넘긴 작가는 자신이 지나온 ‘삶’이라는 여행지를 되돌아보며, 한 사람의 생애 속에 얼마나 깊고 많은 가르침이 숨겨져 있었는지를 깨닫는다.
이 책은 각 장마다 주제를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1부 '일상에 관하여'는 인생에서 버려진 시간이란 없다는 깨달음을, 2부 '욕망에 관하여'에서 저자는 아무리 지독한 고통일지라도 '나'를 죽이지 않는 한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3부 '해탈에 관하여'에서는 '삶이란 차 한 잔 마시고 가는 일에 다름 아니다'라며, 불가와 선승들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죽음에 대한 의미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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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는 최인호가 자신의 삶과 문학을 형성해 온 기억과 성찰의 편린들로 엮은 산문집이다. 일상의 어느 길목에서, 기억 속 어느 모퉁이에서 찾은 깨달음과 삶이 전해 준 가르침들이 마흔다섯 편의 장단(掌短)편 에세이 속에 녹아 있다.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승려들과 교우하며 불경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작가의 삶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나는 늘 산사의 고요함을 동경해왔다. 깊은 산중에 안긴 오래된 사찰에 끌리는 이유는 네가 나인 듯이 혹은 내가 너인 듯이 서로에게 묻어가듯 함께하는 자연과의 조화로움이 아닐까 싶다. 45편의 선답 에세이로 구성되어진 최인호의‘산중일기’는 삶의 소중한 가치를 잊고 사는 이들의 귓가에 작은 풍경소리를 들려준다. 월급월만(越急越慢). 급하면 급할수록 천천히 하라. <산중일기>는 조금 천천히라는 말과 함께 시작한다. 우리의 일상속에서 삶에 가득 담긴 욕망속에서 그리고 그런것들에서 벗어나는 해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각기 일상과 욕망과 일탈을 담았다. 어리숙한 어린시절부터 움켜쥐려 노력한 젊은시절, 그리고 삶이 아이들 소꿉놀이와 같은 것이라 담담히 고백하게 된 지금까지 작가가 살고 느껴온 것들이 어렵지 않은 글로 담겨있다.(중략)